[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주연 욕심이요? 제 목표는 주연이 아니라 좋은 배우입니다"
아파트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을 목격한 순간, 범인의 다음 타겟이 되어버린 목격자와 범인 사이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영화 '목격자'(조규장 감독, AD406 제작). 극중 사건을 증언하는 목격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범인을 쫓는 형사 재엽 역의 김상호가 10일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극중 재엽은 아파트 한복판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베테랑 형사. 수백여 가구가 살고 있는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목격자가 나오지 않아 수사는 난관에 봉착한다. 가까스로 범행 발생 시간에 깨어있던 유력한 목격자이지만 증언을 거부하는 상훈(이성민)을 만나게 된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의 무게감을 더하는 배우 김상호.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한 그는 최근 제19회 전구국제영화제 개막자 '야키니쿠 드레곤'의 주연을 맡아 일본 톱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국제 무대에로 발을 넓힌 바 있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노련하면서도 날카로운 통찰역을 지닌 재업을 연기하며 다시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밝은 미소로 인터뷰 자리에 앉은 김상호는 "대본 보다 훨씬 잘 나온 것 같다. 대본보다 훨씬 밀도가 있다"며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야기가 누수가 있거나 에너지가 빠지면 관객들이 지루해하고 재미 없다는 게 거기서 결정이 되는 건데, 훨씬 밀도와 짜임새가 있더라"고 말했다.
홀로 범인을 쫓는 배우 재엽을 연기한 김상호는 "어떤 역을 맡건 처음 대본을 받으면 큰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차가운 얼음을 맨손으로 만지는 것처럼. 하지만 대본을 분석하고 해체하고 결합하면서 내 표현 방법을 되돌려 생각하면서 극복해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의 후반부 결국 살인범을 잡는 인물이 경찰인 재엽이 아닌 목격자 상훈이라는 것에 대해 아쉬움은 없냐는 질문에 "내가 범인 잡았으면 내가 주인공이지 않나. 그럼 큰일 나지 않나"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각 등장하는 캐릭터는 각 역할과 임무가 있다"며 "목격자 속 재엽의 임무는 범인을 잡는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 보다는 기존의 작품속 경찰이 보여줬던 무기력함이 아닌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건, 집단 이기주의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역할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순 제작비 190억의 '인랑'(김지운 감독), 200억의 '신과함께-인과 연'(김용화 감독), 165억 '공작'(윤종빈)과 함께 올 여름 극장가 한국 영화 빅4로 꼽히는 '목격자'. 김상호는 적은 예산의 '목격자'가 빅4에 함께 언급돼 기쁘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영화가 빅4 중에 가장 작은 예산이 들어갔지만 짜임새가 있길 바랐다"며 "우리가 '목격자'가 빅4에 들어갈지 상상을 못했다. 어느 적당한 위치에서 개봉을 하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가 이렇게 큰 시장에 개봉하게 될지 몰랐다. 작품이 크고 작고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규모와 상관없이 영화가 재미있으면 관객들이 보는 거다. 관객들이 많이 들면 그게 바로 큰 영화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김상호는 경쟁작 '신과함께2'의 신들린 흥행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흥행에 대한 건 제 능력 밖의 일이고 저는 그냥 촬영할 때 최대한 열심히 하고 홍보를 열심히 하는거라 생각한다. 흥행은 제 능력 밖의 일인 것 같다"며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확실히 있다. 우리 영화도 희생하신 분들이 많아서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이날 김상호는 주연 욕심에 대해 "주연과 조연의 단어가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물론 주연을 하고 싶기도 하다. 주연이 된다는 건 내 이름으로 영화가 제작될 수 있는 투자가 된다는 거니까 얼마나 좋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내 인생 목표는 주연이 아니다. 제가 도착해야 될 최종 역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좋은 배우라는 최종 목적지로 가는 과정에 주연이라는 역을 거쳤으면 좋겠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상호는 '좋은 배우'의 정의를 묻자 고민에 빠졌다. 고민 끝에 입을 연 김상호는 "관객들이 내 연기를 보고 즐거웠으면 좋겠다. 일주일을 일하시고 하루 내가 나온 드라마나 영화를 보시는데 위안을 받으시길 바란다. 저를 보고 즐거워 해주시길 바란다. 욕하면서 즐거워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나는 연기를 하고 있지만 현재 나는 꿈을 이룬 사람이 아니다. 저는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다. 제가 배우로 죽었을 때 꿈을 이룬 사람이라고 평가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상호는 "난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젊었을 때 그 시골인 경주에서 배우 꿈을 얻고 겁 없이 실행에 옮기려고 서울에 올라온게 신기하다. 그 생각을 하면 내 자신이 기특하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내가 고등학교 1학년을 두 번 다녔다. 최종 학력은 중졸이다. 빨리 돈을 벌고 싶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며 "집이 엄청 가난했다. 정말 정말 가난했다. 그럼에도 두 번째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우를 꿈꾸게 됐다. 그래서 서울에 올라와 극단에 올라와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가난했음에도 제가 집안에 막내라서 그런지 하고 싶은 걸 해야한다는 생각에 배우의 길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연기를 바라 보는 것에 대해 "내 연기를 보면 창피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또 빤하기도 하다. 좋지만은 않더라"고 말하 김상호. 하지만 단 한순간에 배우라는 직업을 후회한 적이 없다는 그는 "난 연기가 너무 좋다 좋다. 좋아 미치겠다"며 호쾌하게 웃었다.
한편, '목격자'는 이성민, 김상호, 진경, 곽시양 등이 가세했고 '그날의 분위기'(2015)를 연출한 조규장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8월 15일, 광복절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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