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락(롯데 자이언츠)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손승락은 7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9회초 등판해 1이닝 무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팀의 4대3, 1점차 승리를 지켰다. 이날 승리로 1세이브를 추가한 손승락은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 임창용(KIA 타이거즈)에 이어 KBO리그 역대 3번째로 개인 통산 25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지난 6월 19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 구대성에 이어 두 번째로 9년 연속 10세이브를 달성한 뒤 얻은 의미 있는 기록이다.
손승락은 경기 후 "임창용, 오승환 두 선배들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을 세웠는지, 그동안 어떤 노력을 했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론세이브가 기억나는데 그런 과정이 있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블론세이브'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었다. 손승락은 지난 5월 29일과 31일 열린 사직 LG전에서 2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29일에는 ⅔이닝 3실점, 31일엔 1이닝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4차례나 구원왕에 올랐던 '승리 보증수표', 9년 연속 10세이브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던 터다. 무엇보다 그동안 쌓아온 '수호신'이라는 자부심이 무너졌다. LG전 2연속 블론세이브의 여파는 2군 복귀 뒤인 6월 13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 블론세이브로 이어졌다.
손승락은 변화를 위해 몸부림 쳤다. 포크볼, 커브 등 선발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이동한 뒤 봉인했던 구종들을 서서히 꺼내들기 시작했다. 직구, 커터에 의존하던 투구 패턴에 변화가 생기면서 돌파구가 나타났다. 1주일 뒤 KT전에서 아홉수를 끊는데 성공했지만, LG전 악몽은 한동안 손승락을 떠나지 않았다. LG전에서의 결자해지가 필요했다.
손승락은 지난 6월 24일 잠실 LG전에서 2-2 동점이던 9회말 2사 1루에서 등판, 올 시즌 최다인 2⅓이닝(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던졌다. 승패는 없었지만 자신감을 되찾았다.
8일 LG전에서 손승락은 흔들림이 없었다. 유강남, 이형종을 돌려세운뒤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박용택을 뜬공 처리하면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1루측 관중석을 향해 엄지를 세우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친 손승락의 표정은 더없이 밝았다. 250세이브 기록 만큼 값진 LG전에서의 설욕은 그만큼 큰 의미가 있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