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좀 다른 결과를 만들어야죠."
상승세와 하락세의 미묘한 교차점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전쟁, '엘넥라시코'가 다시 펼쳐진다. 이미 발등에 큰 불이 떨어져 활활 타고 있는 LG도 이 대결을 의식하겠지만, 힘겹게 다시 상승 무드를 만든 넥센이야말로 이번 맞 대결에 제대로 집중하고 있다. 벌써 숨 고르기에 들어간 데서 알 수 있다.
KBO리그는 지난 4일부터 2연전 체제로 접어들었다. 이 일정에 따르면 넥센과 LG는 11일과 12일에 고척돔에서 시즌 13, 14차전을 치른다. 넥센은 홈(KIA)-원정(청주 한화)-홈 일정이라 체력적으로 크게 부담은 없다. LG도 첫 스타트가 원정(울산)이지만 이후 홈(삼성)을 거쳐 또 서울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결국 체력은 이 대결의 변수가 아니다.
오히려 심리적인 요인이 승패를 크게 좌우할 듯 하다. 특히나 넥센은 올해 LG와의 상대전적 2승10패에서 알 수 있듯 일방적으로 주도권을 내줬다. 후반기 시작 직후 당한 3연패가 가장 뼈아팠다. 이로 인해 넥센은 후반기 시작 직후 큰 위기에 빠지며 5위를 놓치지도 했다. 이렇게 패배가 누적되다 보니 이제 LG에 지면 1패 이상의 데미지가 남는다. 간신히 이 데미지를 극복하고 다시 5위를 회복한 넥센으로서는 LG와의 재대결에서 확실한 승리를 쟁취해 상승 흐름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각오가 뜨겁다.
이를 위해 일부러 선발 로테이션 순서도 조정했다. 원래 로테이션 순서로는 최원태가 7일 고척 KIA전에 이어 12일 고척 LG전까지 선발로 나와야 했다. 그러나 넥센 장정석 감독은 3일 휴식일 하루동안 팀 스케줄을 재검토한 끝에 최원태와 한현희의 등판일을 바꿨다. 즉 원래 일정상 8일 등판 예정이던 한현희가 7일에 나오고, 최원태가 8일로 이동한 것이다. 휴식일이 하루 끼어있어 가능한 조정이었다. 1일 인천 SK전 때 선발 등판했던 한현희는 7일에 등판해도 선발 준비 루틴에 변화가 없게 된다.
이렇게 바꾼 이유는 다분히 LG전을 대비해서다. 일단 LG전 성적이 최원태(2경기 2패, 9.64)보다 한현희(1경기 1승, 3.38)가 낫다. 11일 경기에는 이미 순서상 브리검이 확정돼 있는 상황에서 12일 선발 카드를 맞추기 위해 평소 잘 하지 않던 로테이션 순번을 조정한 건 그만큼 넥센이 이번 LG전에 어떤 각오를 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최강의 선발 카드로 2연승을 따내겠다는 의지다.
더불어 11~12일 LG전에 맞춰 서건창의 복귀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데, 일정상 이 때가 복귀전으로서는 최상이다. 서건창의 복귀는 유무형으로 팀 전력의 상승요인이 된다. 'LG 포비아' 극복을 위해 이보다 좋은 처방은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