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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요로결석]덜 마시고 많이 흘리면 여름불청객 '요로결석'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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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을 하는 김모(54)씨는 지난 주 복부 팽만감과 함께 옆구리를 내부에서 날카로운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가라앉아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후 갑작스럽게 더 심한 옆구리 통증과 함께 혈뇨를 보게 됐다. 응급실로 찾아간 김씨는 검사결과 '요로결석'이라는 진단이 나왔고,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폭염이 이어지는 날씨에 느닷없이 찾아오는 질환이 '요로결석'이다. 무더위에 땀으로 체내 수분이 손실되면서, 수분을 상실한 소변이 농축돼 결석 알갱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요로결석은 사시사철 발생할 수 있지만, 땀을 흘려서 체내 수분 손실이 심해지는 여름에 더 많이 생긴다. 지난해 요로결석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30만명이 넘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6년도 월별 진료인원 분석에 따르면, 요로결석 환자는 7~9월 사이에 가장 많았으며, 8월에 4만3837명이 진료받아 최고를 기록했다.

출산의 고통과 비견되는 통증도 두렵지만, 방치하면 신장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 질병이 요로결석이다.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구대용 유성선병원 비뇨의학과 과장의 조언으로 요로결석에 대해 알아본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증상: '칼로 찌르는' 옆구리 통증 반복

요로결석은 소변 내 무기질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으면서 알갱이를 형성한 뒤 신장, 요관, 방광, 요도에 침착했다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선통'이라고 불리는 통증인데, 칼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통증은 결석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돌이 요관에 걸린 경우엔 한쪽 옆구리에서 심한 통증이 시작돼 몇 분에서 몇 시간 동안 이어지다가 멈추고, 다시 반복된다. 통증이 꾸준하지 않고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남성의 경우 고환이나 음낭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은 진통제를 먹어도 완화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종종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느껴지며, 소변을 보는 횟수가 부쩍 잦아진다. 구토 증상이나 오한, 고열 등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요로감염이나 신장에 소변이 차는 수신증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장기적으로는 신부전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젊은 층보다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 대사증후군이 있는 40~50대 중년 남성이 많이 걸린다"며 "한번 걸렸던 사람은 재발률이 50%에 이를 정도로 다시 겪게 될 위험이 큰 질병"이라고 말했다.

구대용 유성선병원 비뇨의학과 과장은 "구역질, 구토, 설사 등이 함께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위장장애로 오해하고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며 "일부 환자는 결석을 가지고 있어도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신장이 망가질 때까지 모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원인: 결석형성억제인자 결핍과 체내 수분감소

요로결석은 수분 섭취의 감소 또는 부족이 가장 중요한 발생 원인이다. 염분 과다섭취,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 통풍, 비타민 C 과다섭취, 동물성 단백질 섭취 증가 등도 요로결석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창욱 교수는 "정상인에게는 있는 '결석 형성 억제인자'가 없는 사람이 요로결석에 걸린다"며 "요로결석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요로결석은 전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요로결석 환자는 매년 2.5% 정도씩 증가하고 있다. 평생 유병율은 11.5%(남성 12.9%, 여성 9.8%)로 추정됐다. 즉,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1명은 평생 한번 이상은 요로결석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소변이 만들어져 몸 밖으로 나오기까지의 소변이 나오는 길(신장, 요관, 방광, 요도)이 더 길기 때문이다. 그만큼 칼슘과 수산 등 무기물질들이 뭉쳐 결석이 생기는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진단과 치료: 자연배출유도, 체외충격파, 내시경수술

옆구리의 반복적인 통증 등의 증상을 바탕으로 요로결석이 의심되면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엑스레이 검사, 초음파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결석의 존재와 크기, 위치를 확인해 확진한다.

정창욱 교수는 "CT가 가장 정확한 검사방법이며, 치료 방침 결정에 CT 검사 결과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CT는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금식이 필요 없고, 신장기능이 나빠진 사람에게도 시행할 수 있는 검사법이다.

치료는 결석의 크기와 위치, 개수, 증상의 지속 여부 및 동반 질환(요로감염이나 요로폐색 등)의 상태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크기가 4㎜ 내외로 작고 통증 등 증상이 없는 요로결석은 소변을 통해 저절로 배출될 때까지 별다른 의학적 치료를 하지 않고 기다리기도 한다. 이때는 하루 소변량이 2~3리터 이상 되도록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맥주를 많이 마셔서 결석의 자연 배출을 촉진하라'는 이야기는 이처럼 결석의 크기가 작을 때 적용된다. 필요시 결석 배출을 도와주는 약을 쓰기도 한다.

자연 배출이 쉽지 않아 보이거나 통증 등 증상이 있는 경우는 체외충격파 쇄석술을 고려하게 된다. 몸 밖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충격파를 몸속의 결석에 쏘아서 파괴하는 방법이다. 마취가 필요 없고 외래에서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 있다. 다만, 결석이 크거나 단단한 경우 여러 번의 시술에도 완치되지 않아 결국 수술 치료로 이어지기도 한다.

체외충격파 쇄석술이 통하지 않을 경우 내시경 수술을 선택한다. 요관으로 들어가는 매우 가늘고 긴 요관내시경을 삽입해 결석을 집도의가 눈으로 직접 보면서 레이저로 부숴서 꺼낸다. 입원한 후 전신마취를 하고 시행하게 된다.

최근에는 신장까지 들어가서 구석구석 치료할 수 있는 부드러운 연성내시경을 사용하는 수술이 늘고 있다.

결석이 2㎝ 이상인 신장결석은 환자의 옆구리에 구멍을 뚫고 신장으로 바로 내시경을 넣어서 수술한다. 이 또한 최근에는 기존에 비해 크기가 많이 작아져 환자들의 합병증과 불편감이 많이 줄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복강경 수술이나 개복수술이 유리한 경우도 있다.



◇재발방지: 물 많이 마시고 저염식 해야

요로결석은 재발이 잦은 질환이므로 재발 방지를 위한 식습관 개선이 꼭 필요하다.

우선 소변이 맑게 나올 정도로 충분한 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고, 식사는 최대한 싱거운 저염식을 해야 한다. 오렌지와 레몬 등 구연산이 많이 함유된 과일이나 주스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육류의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정창욱 교수는 "일반적으로는 칼슘 복용이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인별로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가족성이나 재발성 결석의 경우 결석 성분분석과 대사정밀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며 "최근 비타민 C 과다복용이 많은데 섭취량의 절반 정도가 요산으로 변환돼 요로결석을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일례로 비타민 C를 하루에 1g 복용한다면, 복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요로결석 발생률이 2배 정도 높아진다. 따라서, 요로결석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불필요한 비타민 C 복용은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대용 과장은 "요로결석을 방치하면 신부전증, 수신증, 패혈증 같은 합병증이 올 수 있다"며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요로결석을 재발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