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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박준화PD "'김비서', '막영애'의 연장…차이점은 예쁜 박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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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수목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를 마친 박준화 PD를 만났다. .

'김비서'는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의 퇴사밀당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김비서'의 수장으로 메가폰을 잡은 박준화PD는 원작 특유의 코믹 요소와 함께 메인커플인 이영준(박서준)과 김미소(박민영)의 달달한 러브라인까지 제대로 살려내며 신드롬을 이끌었다. 이에 '김비서'는 시청률 10%에 육박하는 기록을 내며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켜냈다. 그런 박준화PD에게 '김비서'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 '웰메이드 로코'라는 호평 속에 작품이 마무리 됐다.

▶ 개인적으로 원작이 너무 좋았다. 원작 안에 가족애 배려 등 여러가지 코드가 있다. 처음 시작할 때 원작 작가님을 만났는데 "누구 하나 욕 먹는 사람 없이 잘 끝났으면 좋겠다"고 해주셨다. 끝날 때는 모든 사람들이 착하게 마무리가 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편안한 마음이다.

─ 사실 스토리 자체는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에 가까웠다.

▶ 기본적으로 재벌 이야기이긴 하다. 하지만 그 안에 전반적인 스토리는 사람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과거의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것을 극복하는지를 다룬 힐링 스토리라고 생각했다. 스토리 시작점 자체가 기존의 재벌 드라마와 차별화 된다고 생각했다. 그전에 서민드라마 위주로 해서 이 드라마를 할 때 힘들었다. 부유층의 생활 자체를 정확히 몰라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도깨비' 촬영 감독님이 계셔서 서민적인 이야기는 내가 담당할 테니 재벌가의 멋짐을 표현할 때는 많이 얘기해주면 따라가겠다고 했다. 전문적인 분들이 나보다는 훨씬 많이 알고 계시지 않을까 싶어서 조언을 구했다. 미술적으로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부유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까 해서 장소나 앵글 등을 고심했다. 그럼에도 재미있었던 건 관계 스토리가 사람의 스토리라는 거였다. 그런 면에서 재미있게 풀 수 있었고 차별화가 될 수 있었다."

─ 원작의 오글거림 코드를 어떻게 풀어냈나.

▶ 원작이 피할 수 없는 오글거림이 있다. 같은 오글거림이라도 자연스럽게 이입할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해서 서로가 많이 이야기하며 만들어갔다. 말투 같은 경우도 사실 어쩔 수 없이 어색함이 있는 형태였다. 나르시시즘 코드가 중요한데 드라마에서는 표현하기 어렵다. 약간의 허세로 풀어서 표현했다. 초반에 모든 사람이 힘들어 했던 게 '아우라' 신이었다. 톤을 여러 개를 땄다. 서준 씨와 상의하면서 캐릭터를 세게 가면 처음엔 이상해도 나중에는 괜찮지 않을까 해서 센 걸로 갔다. 영준 캐릭터는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라 그쪽을 고민했다. 민영씨도 정말 본인이 연구를 잘해왔다. 웹소설에도 '계속 미소 짓는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면 이상한데 연기할 때 그 포인트를 살리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는다'는 느낌을 포인트마다 주더라. 따로 디렉션을 주거나 하지 않았는데 많은 고민을 해서 잘 만들어왔다. 스태프와 연기자와 작가와 내가 다 같이 만든 느낌이 강하다.

─ 이영준-김미소 커플 외에 부속실 이야기도 유쾌하게 공감됐다.

▶ 부속실은 사실 비서실 얘기다. 일반적인 비서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리얼함을 따지자면 그런 형태의 스토리나 캐릭터를 잡으면 안된다. 그런데 리얼함을 담으려면 진지함이 너무 강해서 몰입이 떨어질 것 같았다. 회사에서 일반적으로 있을 수 있는 캐릭터를 극대화해서 표현했다. 극대화된 캐릭터가 짧은 시간 공감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다.

─ 원작 캐릭터의 강화 혹은 추가를 한 이유가 뭔가.

▶ 고귀남(황찬성) 캐릭터는 '아들과 딸'의 정서가 없다면 이렇게 아끼는 게 설득이 안될 것 같더라. 이름에서 느껴지는 그런 부분을 확장하려 했다. 찬성이한테도 캐릭터를 설명하면서 '네가 아이디어를 줘야 한다'고 했다.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연기자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라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스스로가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는 거니까 좀더 입체적으로 재미를 만들 수 있고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찬성이가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여직원들의 커피 제안을 거절한 것도 자기가 고민한 결과였다. 봉세라는 '막영애' 느낌이다. 입체적으로 많은 걸 표현할 수 있는, 어디에 놔도 재미있을 것 같은 캐릭터였다. 정치인도 이슈를 만들어야 하는 느낌을 살리려했다.

─ 봉세라 역의 황보라는 아예 리액션 카메라를 따로 줬다고 들었다.

▶ 황보라가 리액션을 너무 잘한다. 행동 연결을 맞추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연결을 신경쓰지 말고 연기하라고 했다. 스스로 다른 생각 안하고 연기로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 같아서 가끔 편집이 안 맞을 때 황보라 얼굴로 가면 넘어갈 수 있더라. 그러다 보니 다른 분들도 리액션을 생각해서 오더라. 표정이 많은 사람을 좋아하는데 전반적으로 부속실 식구들이 표정도 많고 서로 친해서 정말 열심히 했다. 나보다 일찍 와서 서로 맞춰보고 집에서 고민한 애드리브를 조율하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맞은 것 같다.

─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막영애)'가 보이기도 했다.

▶ 어쩔 수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막영애' 감성이 꾸준하게 이어오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막영애'를 하며 좋았고 재미있었다. 그 드라마가 웃기기만 한 드라마는 아니다. 표현은 다큐 드라마 안에서 조금 거칠게 했지만 정서는 좋았다. 그리고 '막영애' 배우들이 연기를 굉장히 자연스럽게 잘 한다. 그때 느낌이 생각보다 쭉 이어오는 포인트가 있다. 기본적으로 '막영애'와 '김비서'는 캐릭터면에서 사람 이야기를 한다는 게 같다. 사람관계의 미묘한 차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소한 이야기라도 캐릭터에 공감한다면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부회장이라면' 하는 느낌이 똑같이 '막영애'와 '김비서'에도 있다. 그걸 제대로 표현한 게 박서준 박민영이다. 정말 디테일한 것까지 잘 생각해온다. 따로 디렉션 할 필요도 없다.

─ '막영애' 김현숙과 '김비서' 박민영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 영애씨도 예전에는 주도적인 여자의 모습을 담고자 노력했다. '김비서'에서도 미소 캐릭터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점은 현숙이가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현숙이는 귀엽고 민영이는 예쁘다. 둘다 연기 너무 잘한다. 연기자들 연기할 때 보면 디렉션을 줄 때 '막영애'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 하니까 자연스러운 연기가 아니면 내가 오그라든다. 그런데 이번 드라마는 누구하나 그런 사람 없이 잘 들어간 것 같다.

─ '막영애' '식샤' 시리즈, '김비서'까지 여주인공이 돋보인다. 비결이 있다면

▶ 사실 나는 남자 배우를 되게 노력한다. 배우분들이 다행히 열심히 즐겁게 해줬다. 캐릭터들이 그렇게 부정적인 캐릭터가 많지 않았던 게 이유가 아닐까 싶다. 내가 했던 게 서사나 극성이 강한 게 없다. 공감 스토리 위주로 했다. 시청자가 느끼기에 나와 동일시 되고 예쁘다고 느낄 때 예쁘게 봐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서준이가 메이킹 할 때마다 포기하면 안된다고 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