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올시즌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을까.
전반기까지만 해도 5위권 팀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2위 싸움을 벌이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자신했던 LG는 후반기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는 지난 1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수비와 마운드가 무너지는 바람에 8대14로 크게 패했다. 올시즌 10경기를 포함해 두산전 12연패의 늪에 빠졌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후반기 첫 3연전을 모두 이긴 LG는 이후 두산,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등을 상대로 11경기에서 2승9패의 하락세를 보였다. 루징시리즈가 4차례 연속 이어졌다.
LG는 이날 현재 기록은 53승50패1무. 한때 10경기나 됐던 승률 5할에서의 마진이 3경기로 줄어들었다. 2위 싸움보다는 4위 수성을 더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3위 한화 이글스에 5경기차 뒤져 있는 반면 후반기 들어 상승세를 탄 5위 삼성과의 승차는 4경기로 줄었다.
이처럼 LG가 위기에 몰린 것은 전력에 불안 요소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전반기 비교적 탄탄했던 선발진이 부상과 부진으로 흔들린데다 불펜진도 너나 할 것 없이 난조에 빠졌다. 타일러 윌슨, 차우찬, 김지용, 신정락 등 주축 투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돌아와 활력이 넘칠 것으로 기대됐던 타선도 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다. 득점권에서 집중력이 부족하다. 수비에서도 실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다가는 지난해와 같은 '용두사미' 꼴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LG는 지난 시즌 8월 중순까지 4위였으나, 이후 잦은 연패로 6~7위를 오르내리더니 결국 6위로 시즌을 마쳤다. 5위 SK 와이번스와의 승차가 5경기나 됐다. 그만큼 레이스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다. 올시즌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금까지는 꾸준히 4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상황이 어떻게 악화될 지 모르는 일이다.
게다가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해 올해 성적이 오히려 나쁘다는 게 눈에 띈다. LG는 지난 시즌 104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54승49패1무로 4위였다. 승률 5할에서 5경기의 여유가 있었다. 다만 지난해에는 5위와의 승차가 0.5경기 밖에 안되는 등 8월에 넥센, SK, 롯데 자이언츠와 4,5위 싸움이 치열했다.
류중일 감독은 올시즌 초 페넌트레이스 승률 목표에 대해 "매월 승률 5할에서 2경기를 더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 페넌트레이스 4개월 정도를 소화했으니, 류 감독의 계산대로라면 승률 5할에서 최소 '+8경기'가 돼 있어야 한다. 목표치를 이루지 못한 것이다. 류 감독은 "후반기 첫 3연전을 모두 이기고 난 뒤 두산에 패하면서 분위기가 다운됐다"면서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까지 최대한 분위기를 추슬러서 3위와의 격차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일단 차우찬과 윌슨은 이번 주말과 다음 주중에 걸쳐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 팔에 타구를 맞아 타박상을 입었던 신정락도 주말부터 투입이 가능하다. 아시안게임 후에는 김지용도 돌아올 수 있다. 길게 내다보면 긍정적인 요소도 존재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