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의 기회를 만든 것일까.
KIA 타이거즈의 나지완이 오랜만에 이름값을 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나지완은 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서 7번-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2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나지완은 전반기에 타율 2할4푼1리, 12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4월까지 2할8푼7리 5홈런, 21타점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지만 5월부터 끝없는 내리막길을 탔다. 두번 2군을 다녀왔고 지난 7월 21일 1군에 올라왔다. 3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에 삼진 3개를 당했던 나지완은 여전히 타격감이 나빠보였다.
이날도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윤규진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희망이 없어 보였지만 나지완은 두번째 타석에서 반전을 일으켰다.
4-3으로 쫓긴 3회초 1사 1루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고, 1루주자 버나디나가 홈을 밟아 1타점을 올렸다. 송구가 홈으로 중계되는 사이 나지완은 3루까지 달려 세이프.
류승현의 짧은 좌익수 플라이 때 모두가 깜짝 놀랄 장면을 만들었다. 발이 빠른 주자라도 쉽게 뛰지 못할 타구였지만 나지완은 한화 좌익수 최진행이 공을 잡자 마자 홈으로 달렸다. 주자가 뛰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을 한화 수비의 허를 찌른 것. 효과가 있었다. 놀란 한화 3루수 오선진이 최진행의 송구를 잡아 다시 홈으로 던질 때 공을 떨어뜨렸다. 나지완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하며 득점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고 세이프되며 1점을 더 추가할 수 있었다. 6-3으로 3점을 앞서면서 KIA는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고, 두번째 투수 팻 딘의 호투 속에 추가점을 뽑아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나지완은 세번째 타석인 5회초 1사 3루서는 큼지막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1타점을 더했고, 7회초엔 볼넷을 얻어 나갔다.
자신의 타격과 주루가 팀이 승리하는데 큰 몫을 차지한 것에 나지완의 부담감이 많이 사라지고 자신감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외의 반전으로 이상하리만치 부진했던 나지완이 다시 반전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일단 계기는 마련됐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