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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구대성-박충식, 호주서 코리아팀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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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구대성(49)과 언더핸드스로 박충식(48),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KBO리그를 대표했던 두 사람은 '호주'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구대성은 2010년 시즌이 끝난 뒤 호주로 건너갔다. 시드니 블루삭스에 입단해 2015년까지 6시즌 동안 에이스로 활약했다. 선수 은퇴 후 호주 15세 이하 야구대표팀을 지도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잠수함 투수였던 박충식에게 호주는 '제2의 터전'이었다. 지난 2003년 KIA 타이거즈에서 은퇴한 박충식은 호주로 건너가 개인사업을 했다. 2012년 귀국해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으로 일하다가 다시 호주로 건너가 유소년 지도자로 활동했다.

구대성과 박충식, 한국야구를 빛냈던 두 사람이 의기투합했다. 호주 프로야구(ABL) 코리아팀의 총괄운영사인 윈터볼코리아는 24일 '구대성 감독이 한국선수들로 구성된 ABL 제7구단을 지휘하고, 박충식 단장이 취임한다'고 밝혔다.

코리아팀은 지난 5월 21일 호주 빅토리아주에 위치한 인구 23만명의 질롱(Geelong)을 연고지로 ABL 참가 협약을 했다. ABL은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리그가 진행되며, 애들레이드, 브리즈번, 캔버라, 멜버른, 퍼스, 시드니 등 호주 대도시 연고팀들이 소속돼 있다. 올 시즌은 코리아팀까지 총 7팀이 참가해 정규리그 및 플레이오프, 챔피언십시리즈를 치른다.

김현수 윈터볼코리아 대표는 "코리아팀 창단을 구상할 때부터 구대성 감독, 박충식 단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구 감독은 국내 은퇴 후 호주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다. 선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흔쾌히 수락해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박 단장은 제안을 받고 고심하다가 후배 선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에 헌신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영입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구 감독은 "코리아팀이 ABL에 참가한다는 말에 고민없이 감독직을 수락했다"며 "한국, 일본, 미국, 호주에서 뛰며 얻은 노하우를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는 선수들이 경험을 쌓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수준도 높은 편이어서 한 시즌을 소화하면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 겸 선수로 뛰는 것에 대해서는 "허리 부상 때문에 아직 모르겠다. 마운드에 오르고 싶지만 감독으로서 역할이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박 단장 역시 "열정과 간절함이 있는 선수들을 영입해 멋진 팀을 만들겠다"며 "호주에서 오랫동안 생활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선수들을 잘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구 감독과 박 단장은 11월 중순 개막 예정인 ABL 일정에 맞춰 선수단 구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공개 트라이아웃을 열고, 방출, 은퇴선수 특별 선발을 계획하고 있다. 선수단 규모는 코치진을 포함해 30여명. 한화 출신 외야수 김경언은 이미 팀 합류가 결정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