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타자 황재균.
KT 위즈의 타선에선 생각하기 힘든 배치다. 하지만 KT 김진욱 감독은 성공을 확신했고, 실제로 통했다.
KT는 최근 1번을 맡았던 강백호가 타격 밸런스가 깨지면서 테이블세터 고민에 빠졌다. 20∼22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 내내 새로운 1,2번의 조합을 내놨다. 20일엔 KIA 선발 임창용에 맞춰 왼손타자인 하준호와 이진영으로 테이블세터진을 가동했지만 무안타였고, 전날엔 KIA 한승혁에 맞춰 로하스와 강백호의 조합이 나섰고 안타 1개씩을 쳤으나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다.
2연패를 한 상황에서 스윕을 막아야하는 KT로선 공격에 활로를 뚫어줄 테이블세터진이 필요했고, 김 감독은 상대 왼손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할 1번타자로 황재균을 결정했다.
황재균은 전날 선발에서 제외됐다. 지난 19일 한화전서 상대 투수 김재영의 몸쪽 공에 왼쪽 새끼 손가락을 맞았는데 그 통증이 계속돼 하루 휴식한 것. 김 감독은 "황재균이 손가락이 아픈 것이 있지만 타격감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라면서 "1번타자로 나왔을 때 좋았다"라고 했다.
실제로 황재균은 올시즌 두차례 1번타자로 선발출전해 모두 결과가 좋았다. 9타수 5안타를 기록. 지난 4월21일 대구 삼성전서 처음 1번타자로 나와 4타수 3안타 1도루를 기록했고, 5월 10일 수원 삼성전에서도 1번타자로 출전해서 5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렸다.
황재균을 받칠 2번엔 전날 9번타자로 나와 2루타 2개를 치면서 좋은 타격감을 보인 심우준을 배치.
황재균은 이날도 1번에서 맹활약했다. 1회초 첫 타석에선 3루수앞 땅볼로 물러나씨만 3회초엔 선두타자로 나가 좌전안타를 쳤다. 5회초엔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출루해 추격의 득점에 성공했고, 3-4로 뒤진 6회초엔 KIA의 두번째 투수 문경찬으로부터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5타석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2번 심우준은 1-4로 뒤진 5회초 무사 1루서 기습번트 안타로 출루해 득점까지 하며 본인의 임무를 다했다.
황재균이 1번 타자로 출루를 계속 하면서 기회를 만든 것이 KT에겐 힘이 됐고, 결국 7회초 유한준의 투런포로 역전까지하며 6대5로 승리해 스윕을 면했다. 후반기 첫 주를 3승3패 5할 승률을 맞췄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