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을 위해 샌드위치 등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씨유)가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사무실 밀집 지역인 서울 중구, 종로구, 강남구 44개 점포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점심시간 간편식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최대 30%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점심 끼니 해결을 위한 메뉴들의 매출이 다 늘어났다. 도시락 매출은 28.9% 올랐고 라면은 32.5%, 샌드위치(22.5%)와 빵(21.7%) 매출도 20% 이상 신장했다. CU 관계자는 "기업들이 집중근무제 등을 도입해 근무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점심시간을 아끼려는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낮 시간대 편의점 매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커피 전문점에도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직장마다 점심시간을 1시간으로 엄격히 적용하면서 스타벅스에서는 점심 대용인 샌드위치 등 푸드류 매출이 20% 이상 증가했다.
예를 들어 서울의 사무실 밀집 지역에 있는 서초구 스타벅스 강남삼성타운점이나 강남구 스타벅스 강남R점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된 이달 1∼10일 식사대용 푸드 판매비율이 전달 동기보다 20% 이상 늘었다. 특히 샌드위치와 파니니 등 식사대용 푸드 판매량은 2분기에 1분기보다 12% 늘어났으며, 이달 들어서는 20% 이상 증가하는 등 판매량 증가 폭이 지지고 있다.
스타벅스 서정민 지역매니저는 "많은 직장인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것보다 빠르고 가볍게 해결할 수 있는 샌드위치 등 식사대용 푸드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퇴근 후 저녁 시간에 편의점 간편식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이 증가했다. 이달 2일부터 11일까지 CU의 서울 중구·종로구·강남구 점포 44곳에서는 오후 5∼7시 도시락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4.5% 올랐다. 샌드위치(10.2%)와 빵(10.0%), 라면(10.5%) 등의 매출도 모두 10%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시 퇴근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저녁을 간단히 해결하고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사회적 분위기가 변화하면서 직장인들의 점심 문화도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