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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성공 후에도 똥배가 그대로? 어쩌면 ‘자궁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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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사는 비서 김모 씨(여·40)는 성인이 된 이후 지금까지 다이어트로 몸매를 가꿔온 자타공인 '자기관리의 여왕'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점점 아랫배가 묵직해 고민이다. '나이를 이기지 못하는건가' 싶어 운동량을 늘리고, 저녁식사는 채식으로 대체했다. 그럼에도 큰 변화가 없어 고민하는 중이다.

오히려 다이어트를 지속하며 생리량이 부쩍 늘었다. 평소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난 생리량에 걱정이 돼 병원을 찾았더니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았다. 의사는 불룩한 아랫배의 원인이 뱃속에서 커진 자궁근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궁근종은 20~40대 가임기 여성의 3~5명이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의외로 이를 방치하는 경우가 적잖다. 우선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고, 대개 과다월경 현상에 그친다. 여성은 흔히 '생리는 왔다갔다 제멋대로인 존재'라고 생각하다보니 이를 질병의 사인으로 인식하지 못해 근종을 키우는 경우가 적잖다. 자궁근종 크기가 점점 커짐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재욱 민트병원 대표원장은 "20~30대는 자궁근종 크기가 작아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초음파검진 없이 자각할 수 없고, 향후 큰 혹으로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자궁근종이 커지는 것을 살이 찌는 것으로 오인해 방치하다 근종 크기가 20㎝까지 커져 복강내를 가득 채우는 경우도 심심찮게 관찰된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을 방치하면 과다월경 지속으로 인한 빈혈, 복부통증, 빈뇨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크기가 지나치게 커진 경우 자궁적출 등 수술치료를 피할 수 없어 조기검진이 최선이다.

자궁근종이 발견된 경우 근종의 크기·위치, 환자의 나이·직업, 향후 임신 희망 여부 등 신체적·경제적·사회적 요소를 고려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엔 자궁을 보존하는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들의 선호도가 높다. 비수술적 치료는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자궁상실 후 여성의 상실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며 다양한 치료옵션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게 자궁근종 MR하이푸 치료와 자궁근종 색전술이다. 자궁근종 MR하이푸는 고강도열에너지를 조사해 칼을 대지 않고 근종만을 타깃으로 괴사시킨다. 메스·바늘을 전혀 쓰지 않아 치료부담이 적다.

MR하이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증한 치료법으로, 자기공명영상(MRI)과 고강도집적초음파를 활용하는 하이푸 치료를 결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시술이다.

하이푸치료는 근종을 직접 보면서 치료하는 게 아닌 만큼, 영상기기가 의사의 눈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MR하이푸는 시술 중에도 골반강 전체를 3차원 입체영상으로 볼 수 있고, 실시간 장기 온도가 모니터링돼 다른 장기까지 영향을 미쳐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던 기존 하이푸치료의 한계를 극복했다. 또 초음파하이푸로 적용하기 어려웠던 근종 개수가 많거나 다소 큰 경우에도 꼼꼼히 치료할 수 있을 정도로 치료 정확성도 높였다.

환자의 치료동선도 줄여 시간을 절약해 바쁜 직장여성도 부담없이 치료할 수 있다. 기존 초음파하이푸는 치료 전후 MRI를 따로 촬영해 시술 전후 결과를 파악했다. 반면 MR하이푸를 활용하면 한 자리에서 검사, 시술, 치료결과까지 확인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이밖에 최소침습 시술인 자궁근종색전술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하이푸를 적용하기 어려운 부위에 근종이 자랐거나, 자궁근종 크기가 큰 거대근종인 경우에도 유용하다. 사타구니에 2㎜ 정도 작게 주사구멍을 내고 혈관 속으로 카테터를 삽입, 근종으로 이어진 혈관을 찾아들어가 입구를 색전제로 차단하면 근종에 공급되던 혈액이 끊기며 크기가 쪼그라들고 증상이 호전된다. 괴사된 자궁근종은 몸속에 남아도 아무런 해가 없다.

다만 아무리 깨끗하게 근종을 제거해도 자궁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 이상 자궁근종은 재발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김하정 민트병원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치료한 근종 외에 새로 근종이 자라거나, 증상이 없거나 크기가 작았던 근종이 자라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며 "자궁근종 치료를 받은 사람도 최소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으며 근종의 변화를 확인해야 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