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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부러운 건 타력? 굳건한 4-5선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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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KBO리그 최강의 강타선 군단을 자랑한다. 최 정과 제이미 로맥을 필두로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거포들이 즐비하다. 상대팀 선발투수들은 SK전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게 SK는 타자의 팀으로 인식이 돼있다. 하지만 SK가 상위권 싸움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화려하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늘 자신들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내는 4, 5선발의 존재 때문이다.

SK의 4, 5선발은 박종훈과 문승원이다. 지난해부터 자리를 잡았고 2년째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박종훈은 9승4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12승을 거두며 야구에 눈을 뜨더니, 올해는 더 무서운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3경기 3연승인데, 3경기 19⅔이닝 2실점으로 완벽하다. 박종훈은 지난해와 올해 활약을 인정받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문승원은 4승6패 평균자책점 4.74로 비교적 평범하다. 하지만 이닝 소화를 주목해야 한다. 5선발 투수가 벌써 93이닝을 소화해줬다. 박종훈이 88이닝을 던진 것과 비교하면 5이닝이 더 많다. 보통 5선발 투수는 꾸준한 기회를 얻기 힘들다. 1, 2선발 투수가 4일 휴식 후 등판이 가능한 경우가 발생하면 5선발을 건너뛰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 하지만 트레이 힐만 감독은 그런 야구를 지양한다. 때문에 문승원도 앞순위 선발 투수와 비슷한 기회를 얻었다.

두 사람이 빛나는 건 눈에 보이는 기록때문 만이 아니다. 현재 KBO리그 10개팀 중 개막 5인 선발 중 4, 5선발이 아무 문제 없이 계속해서 공을 던지는 팀은 SK가 유일하다. 그 강하다는 두산 베어스도 유희관과 장원준의 부진으로 애를 먹었고, 나머지 다른 팀들도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계속해서 4, 5선발 투수를 바꾸고 있다. 장기 레이스는 선발 싸움인데 이렇게 4, 5선발 투수가 안정적으로 공을 던져준다면 선발 외 불펜 운영쪽에 힘이 더 실리게 되고, 감독이 더욱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다.

여기에 SK는 올해 에이스 김광현이 부상 복귀 첫 해라 관리를 받으며 투구를 하고 있고, 메릴 켈리의 팔 상태가 초반 좋지 않았는데 박종훈과 문승원이 버티지 못했다면 에이스 투수들의 공백이 더욱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힐만 감독은 두 사람의 활약에 대해 "내가 22년 동안 감독을 하고 있지만, 두 사람만큼 빠른 시간 안에 최고 레벨로 성장한 선수를 보지 못했었다"고 말하며 "나는 두 사람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리고 행복하게 웃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