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원투 펀치 헨리 소사와 타일러 윌슨이 좀처럼 승수 추가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뛰어난 투구를 하고 있음에도 다승 경쟁에서는 '톱10' 밖에 있다.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발승을 따내기 위해서는 타선이 화끈하게 밀어주거나 불펜투수들이 리드를 탄탄히 지켜줘야 하는데 LG는 두 투수가 등판하면 두 부분서 힘을 쓰지 못한다. 소사는 지난 5일 잠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9안타를 맞았지만 3실점으로 막으며 퀄리티스타트(QS)를 올렸다.
그러나 3-2로 앞선 7회초 1사 2루서 소사에 이어 등판한 진해수가 2사까지는 잘 잡았으나, 이어 나간 김지용이 4번 재비어 스크럭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성욱과 대타 박민우에게 각각 2루타와 3루타를 얻어맞고 동점과 역전을 허용해 소사의 선발승은 없던 것이 됐다. 소사로서는 지난달 29일 SK 와이번스전(4이닝 7안타 7실점)의 부진을 씻어내는 호투를 펼쳤음에도 불펜진 난조, 타선 부진 때문에 시즌 8승에 또다시 실패했다.
지난 3일 NC전에서는 선발 윌슨이 불운을 겪었다. 윌슨은 6이닝 동안 7안타 3실점의 역투를 하며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신정락 진해수 김지용 등 셋업맨들이 8회까지 4-3의 리드를 지켰지만, 마무리 정찬헌이 9회 1이닝 동안 3안타를 얻어맞고 3실점해 역전을 허용하면서 윌슨의 선발승이 날아가 버렸다. LG는 9회말 극적으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지만, 연장 10회 고우석과 김대현이 7점이나 주는 바람에 6대13으로 패했다.
5일 현재 소사는 7승5패, 평균자책점 2.68을 마크하고 있다. 투구이닝은 124⅓이닝, 탈삼진은 123개다. 올시즌 18경기에서 15번의 QS를 올렸다. 평균자책점과 투구이닝, QS 부문서 모두 1위다. 올해 최강의 선발투수를 꼽으라면 소사가 빠질 수 없는데, 다승 경쟁에서는 11위권에 위치해 있다. 윌슨은 평균자책점 3.12, 13번의 QS를 올렸지만, 시즌 성적은 6승3패다. 그만큼 타자들의 지원, 불펜투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13승으로 다승 선두인 두산 베어스 세스 후랭코프가 화끈한 타선 지원 덕에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물론 후랭코프는 평균자책점 2.70으로 톱클래스급 기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선발투수가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동료들의 도움까지 받는다면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른다.
문제는 LG가 앞으로도 타선과 불펜 전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없다는데 있다. 다음 주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복귀할 예정이지만, 타순과 포지션이 웬만큼 짜여진 현재 공격 시스템에서 어느 정도 '플러스'가 될 지는 알 수 없다. 또한 신정락 진해수 김지용 정찬헌으로 구성된 필승조에 가세할 수 있는 자원도 후반기 복귀 예정인 임지섭 정도 밖에 없다.
소사와 윌슨이 가지고 있는 재능에 비해 승수가 적다면, LG도 기대만큼의 승률을 올리기 힘들다는 걸 의미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