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대구FC가 후반기 반격을 준비하다. 그 중심에는 '국가대표 넘버원 골키퍼'가 된 조현우(27)가 있다.
대구는 8일 오후 7시 대구스타디움에서 FC서울과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1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대구는 휴식기 전까지 14경기에서 1승4무9패(승점 7점), 최하위로 부진했다. 리그에서 11위 인천과 함께 가장 많은 26실점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가장 적은 8골을 넣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이 부상으로 제 몫을 해주지 못했고, 잦은 퇴장(5회·1위)에 발목이 잡혔다. 그러나 후반기 희망적인 소식이 가득하다. 주전 골키퍼 조현우가 한국을 대표하는 골키퍼가 돼서 돌아왔다. 여기에 새 외국인 선수들이 가세했다.
조현우는 한국 선수들 중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최고의 이슈메이커가 됐다. 이미 지난해 K리그1 베스트11 골키퍼로 꼽힌 그는 국제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총 13개의 세이브(5일 현재 5위)를 기록했다. 막기 힘든 상대 팀들의 날카로운 슛들을 모조리 막아냈다. '조현우'가 갑자기 스타가 된 건 아니다. 연령별 청소년 대표를 거쳤고, 지난해 이미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다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자신감이 업그레이드 됐다.
위상이 달라진 조현우의 활약도 궁금하다. 서울과 가장 먼저 경기를 치른다. 조현우는 동물적 반사신경과 공중볼 처리가 탁월하다. 장신군단 스웨덴전에서 선방할 수 있었던 것도 공중볼 처리 능력이 좋았기 때문. 그는 "수비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범위를 넓히려고 했다. 훈련을 하면서 과감하게 플레이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 과감함이 후반기에도 필요하다. 대구가 최다 실점을 하고 있기 때문. 서울의 공격수들도 쉽게 공중볼을 따내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안델손, 조영욱 등 빠른 공격수들이 있어, 조현우가 강조하는 '발 밑'도 역시 중요하다. 확실한 건 월드컵 전과 후, 조현우의 무게감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상대 공격수들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21일 서울과의 8라운드에선 0대3으로 완패한 기억이 있다.
분위기 상승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구는 사실 그동안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팀 성적이 강등권에 놓여있어 더욱 그랬다. 그러나 조현우가 스타로 떠오르면서 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당장 서울전 티켓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구 관계자에 따르면 4일까지 티켓 판매량이 평소 경기의 10배 이상이다. 조현우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DG존(약 300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주말 경기이기 때문에, 대구 선수들이 더 많은 팬들의 응원 속에서 뛸 수 있다. 경기장 안팎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부상 여파가 있었던 세징야는 휴식기를 통해 푹 쉬었다. 연습경기에서도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다. 여기에 새로 영입한 '브라질 듀오' 에드가-조세와의 호흡도 매우 좋다. 조세는 세징야와 함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부리람에서 뛰었던 에드가는 이미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90골 이상을 기록하며 인정을 받은 골잡이다. 최근 성적이 좋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검증됐다.
조현우는 4일 기자회견에서 "대구는 하위권에 있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좋다. 수비만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 공격도 강하다. 새로 온 선수들이 모두 잘한다고 하니 많은 기대가 된다. 또 위험한 상황에서 내가 선방을 하면 팬들도 좋아하실 것"이라며 K리그 복귀에 대한 설렘을 표시했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