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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6년 만의 1군 첫 홈런, 두산 이우성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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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사 주자 1, 2루, 볼카운트 1B1S 상황에서 이우성(두산 베어스)은 펠릭스 듀브론트(롯데 자이언츠)가 던진 141㎞ 투심을 힘차게 밀어쳤다. 누가 봐도 홈런을 직감할 수 있었던 큰 타구. 베이스를 차례로 돌아 홈을 밟는 이우성의 얼굴엔 감격스런 표정이 어른거렸다.

이우성이 데뷔 6시즌 만에 1군 무대서 첫 홈런을 터뜨렸다. 이우성은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팀이 2-0으로 앞서던 4회초 스리런포를 쳤다. 이 홈런에 힘입어 두산은 롯데를 9대2으로 제압하고 3연승을 달렸다.

대전고 시절 이우성은 '제2의 김동주'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촉망받는 타자였다. 2013년 2라운드 15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프로의 벽은 높기만 했다. 데뷔 첫 해 단 한 차례도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던 이우성은 이듬해 입대,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2016년 3월 23일 SK 와이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9회말 2사 2루에서 끝내기 홈런을 치면서 주목 받았지만 그해 1군 2경기 출전에 그쳤을 뿐이다. 지난해 역시 1군 출전은 두 차례였다.

올 시즌에도 이우성의 출발은 2군이었다. 지난 5월 5일 잠실 LG전에서 1군에 콜업됐고, 9회말 우익수 대수비로 출전한 뒤 이튿날 9회초 대타로 나서 삼진을 당한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매년 그렇듯 익숙한 시즌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 5월 29일 이우성을 다시 1군에 불러들여 6월 9일까지 활용했고, 6월 21일 이우성을 콜업했다.

이우성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4일 사직 롯데전에서 2-2 동점이던 1사 1, 3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치면서 데뷔 첫 결승타를 기록했다. 이튿날에는 프로 데뷔 후 1군 무대 첫 홈런까지 치는 감격을 누렸다.

봉인이 풀린 홈런포,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우성은 팀이 8-0으로 앞선 8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롯데 구원 투수 이명우의 초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6년 동안 1군 무대서 빛을 발하지 못했던 이우성에겐 최고의 하루였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