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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판정 번복, 롯데 벤치는 왜 침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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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갸우뚱 거릴 만했다.

30일 대전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한화 이글스전. 팀이 5-3으로 앞서던 9회초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황진수는 2루 베이스 오른쪽으로 빠지는 땅볼 타구를 쳤다. 하지만 타구는 한화 2루수 강경학의 호수비에 걸렸고, 강경학은 1루수 백창수를 향해 송구했다. 그런데 백창수가 공을 받는 순간 황진수가 1루 앞에서 넘어졌고, 1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강경학의 송구를 받던 백창수가 베이스 앞쪽으로 발을 뻗었고, 이에 황진수가 걸려 넘어졌다고 판단한 것. 야구규칙 7조 6항 업스트럭션(주루방해) a목(타자 주자가 1루를 밟기 전에 주루방해를 당하였을 경우 볼데드가 됨)에 의해 1루심은 양손을 들어 '볼데드'를 선언했다. 그 찰나 3루까지 진루한 앤디 번즈가 홈을 파고 들었고, 백창수의 송구를 받은 포수의 태그에 의해 번즈가 홈을 찍지 못했다. 한화 측에서는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심판진은 1루 판정을 아웃으로 번복했다. 홈으로 뛰다 포수 태그된 번즈에게는 볼데드 상황임을 들어 귀루를 명했다. 한화 측에서는 번즈의 플레이가 볼데드콜 이전에 이뤄진 만큼 아웃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백창수의 발에 걸려 넘어진 황진수는 왜 아웃 판정을 받았을까. TV 리플레이 장면엔 백창수가 1루 베이스 앞에 발을 갖다댄 장면이 그대로 포착됐다. 1루심도 이를 이유로 들어 황진수가 발에 걸려 넘어졌음에도 주루방해로 판단해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백창수의 포구가 먼저 이뤄진게 번복의 이유로 보인다. 간발의 차로 포구가 먼저 이뤄진 만큼, 백창수가 베이스를 밟고 있지 않았다면 1루로 뛰던 황진수가 이를 피해 베이스를 밟아야 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백창수의 행위에도 고의성이 없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롯데 측에서는 어필을 할 만했다. 백창수의 플레이에 고의성이 없었고 포구가 먼저 이뤄졌다 해도 1루를 다리로 가리고 있었던 상황을 문제 삼을 만했다. 1루심이 세이프 판정 뒤 다소 늦었지만 양손을 들어 볼데드를 선언한 장면 역시 1루수의 주루 방해를 주장할 만한 근거가 될 만했다. 그러나 롯데 벤치에선 별다른 반응이 없었고, 2사 3루에서 대타 이병규가 삼진 당하면서 9회초 공격은 마무리 됐다.

롯데는 9회말 마무리 손승락이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내주면서 5대6으로 역전패 했다. 2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아쉬운 패배. 하지만 앞서 흐름을 다잡고 갈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게 롯데에겐 아쉬울 만한 승부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