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를 위해 돌아볼 시간이다."
귀국한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의 말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했던 신 감독과 태극전사 22인이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주장 기성용은 개인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기성용은 소속팀 문제로 러시아에서 영국으로 넘어갔다.
우여곡절,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다. 주축 선수의 잇단 부상으로 개막 전부터 흔들렸던 신태용호는 스웨덴과 멕시코에 연달아 패하며 벼랑 끝에 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선수는 거센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틱한 반전이 있었다. 한국은 '디펨딩 챔피언' 독일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투혼을 발휘, 2대0 값진 승리를 거머쥐었다. 아시아 국가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팀을 꺾는 새 역사를 썼다. 그러나 한국은 최종 1승2패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돌아온 신 감독,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그는 "월드컵에 가기 전에 스스로 다짐한 것이 있다. 7월에 돌아오겠다고 굳건히 다짐했다. 그러나 6월에 들어오게 돼 아쉽다.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노력을 많이 했다. 밤늦게 국민께서 응원해주셨다. 덕분에 (독일을 꺾는) 1% 기적을 만들 수 있었다. 예선 때부터 많은 선수가 함께 했지만, 다 함께 경기하지 못했다. 최선을 다했다. 응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에게도 특별한 무대였다. 생애 첫 번째 월드컵이었다. 신 감독은 "선수로서는 월드컵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크게 긴장하지는 않았다. 경기장에서 즐기는 팬들이 보기 좋았다. 더 많은 한국 팬들이 오셔서 응원해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첫 경기가 가장 아쉬움이 남는다. 스웨덴전에 올인했지만, 결과저으로는 0대1로 패했다. 신 감독은 "사실 스웨덴전은 멕시코와 독일전처럼 앞에서부터 부딪힐 수 없었다. 높이로 밀고 들어오는 팀에 힘겨워하는 점이 있다. 일단 스웨덴전에서는 준비한 대로 싸웠다. 팀마다 상황이 달라 전술을 만들어서 싸운 것이다. 우리는 스웨덴, 멕시코, 독일보다 더 뛰었다. 그 점을 알아 달라"고 전했다.
신 감독은 7월을 끝으로 대한축구협회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사실상 이번 대회까지 선수단을 지휘한 것이다. 그는 "신중하게 생각할 시간이다. 독일을 잡은 기분도 있어서 생각이 복잡하다. 이제 하루 지났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모두가 눈물을 흘렸다. 한국 축구를 위해 돌아봐야 할 시간이다. 구체적인 얘기를 하기에 지금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