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는 지난해 29년만에 월드시리즈에 올라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최종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지만, 3승4패로 무릎을 꿇어 끝내 정상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다저스는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여전히 우승권에 가까운 팀으로 꼽혔다. 투타에 걸쳐 지난 시즌 멤버들이 대부분 건재한데다 최근 5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차지한 경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다저스는 최악의 부상 악재에 시달리며 어려운 레이스를 이어왔다. 현재 많은 선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지금도 주력 선수 몇 명은 재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주로 투수들이다. 선발요원인 류현진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 것을 비롯해 신예 선발 워커 뷸러(갈비뼈), 불펜 요원 페드로 바에즈(이두근)와 토니 싱그라니(어깨) 등이 전력에서 빠져 있다. 여기에 간판 타자인 코리 시거가 지난달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수술)를 받고 올시즌을 일찌감치 접었다.
그나마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가 허리 부상에서 돌아와 로테이션에 합류한 건 다행이다. 다저스는 커쇼와 류현진 말고도 리치 힐과 마에다 겐타 등 선발투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로테이션 운영이 어려웠다. 부상자가 속출하는 바람에 지구 최하위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다저스의 위치는 다르다. 6월 이후 상승세를 타더니 어느새 지구 선두권까지 치고 올라왔다. 다저스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8대7로 승리, 3연승을 달렸다. 메츠와의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한 다저스는 41승35패를 마크했다. 이날 현재 서부지구 선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승차는 2.5경기다.
다저스는 6월 들어 치른 21경기에서 15승6패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애리조나는 16승6패를 올렸으니, 두 팀간 상승세가 엇비숫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다저스보다 상위에 있던 콜로라도 로키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6월 들어 각각 8승14패, 11승12패의 하락세를 보이며 순위가 떨어졌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6월에만 14승9패를 마크, 다저스를 바짝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다저스는 지난 5월 17일 승률 5할에서 무려 10경기나 떨어져 있었으나, 이후 25승9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날 메츠전에서 톱타자로 나가 2홈런을 친 엔리크 에르난데스는 "우리는 올해 부상자도 많고, 운도 따르지 않는 등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나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우리 자신을 차분히 들여다보고 문제점을 해결하다 보니 결국 시간문제였던 셈이다. 지금의 성적을 올리지 못할 이유는 없었던 것"이라고 자랑스러워 했다. 전반적인 선수단 분위기가 좋다는 이야기다.
다저스는 6월 팀타율이 2할5푼7리로 리그 3위, 경기당 득점은 6.0점으로 리그 3위, 팀홈런은 46개로 리그 1위다. 팀평균자책점은 3.66으로 리그 5위의 수준이다. 투타 밸런스가 갖춰졌음이 수치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지금처럼 상승세가 이어질 공산은 크다. 무엇보다 커쇼의 건강한 복귀가 호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