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은 패배로 경기가 끝났음에도 왜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을까.
KT 위즈와 SK의 경기가 열린 2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 이날 경기는 KT가 4대0으로 승리하며 4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보통 경기에 진 팀 코칭스태프는 빠르게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마련. 특히 원정 경기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SK 힐만 감독은 경기 후 그라운드에 나와 한동안 KT 선수단의 승리 세리머니를 지켜봤다.
KT 김진욱 감독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 감독이 선수단과 승리 세리머니를 하는데 방해를 하면 안되니, 패장이 그걸 다 지켜봤다. 하이파이브가 끝나고서야 김 감독이 그라운드에 서있는 힐만 감독을 봤고, 두 사람이 배터박스에서 만났다.
힐만 감독은 김 감독에게 두 가지를 얘기했다. 먼저, 모친상에 대한 위로였다. 김 감독은 모친상을 극복하고 22일 SK전을 앞두고 복귀했다. 김 감독에게 위로를 할 시간이 마땅치 않았었다.
두 번째는 메릴 켈리 촬영 협조 건에 대한 감사였다. 힐만 감독은 켈리의 경기 모습을 측면에서 비디오 촬영하고 싶다는 의사를 KT에 전했다. 평소 없던 곳에 카메라가 있어 KT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찍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이에 "KBO리그 규정상 문제만 없다면 촬영을 해도 좋다"고 했고, SK가 켈리 자료를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었다. 힐만 감독은 이에 대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고 한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