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역사가 길어질 수록 '불멸의 기록'은 없다. 과연 언젠가 박용택(39)의 최다 안타 기록도 깨질 수 있을까.
LG 트윈스 박용택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KBO리그 개인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경기 전까지 신기록에 2개만 남겨뒀던 박용택은 1회말 첫 타석부터 2루타를 때려내며 타이 기록을 세웠고, 4회 두번째 타석에서 2타점 2루타를 기록해 프로 통산 2319호 안타를 터뜨렸다. 양준혁(은퇴)이 보유했던 종전 최다 기록인 통산 2318 안타를 뛰어 넘은 순간이다.
꾸준히 그리고 빼어난 실력을 15년 이상 유지했기 때문에 가능한 기록이었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한 박용택은 17시즌 동안 한 팀에서만 뛰었다. 2008년 한 시즌을 제외하고는 전부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고, 150안타 이상을 달성한 시즌도 7차례나 된다. 또 시즌당 144경기 체제로 늘어나면서,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는 박용택의 안타 개수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박용택은 마흔에 가까워진 최근 2시즌(2016~2017)동안 데뷔 최다인 176안타, 175안타를 각각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그렇기 때문에 '양신' 양준혁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었다.
양준혁이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울 때까지만 해도 까마득하게 느껴졌지만, 결국 기록을 깨는 선수가 나왔다. 그렇다면 언젠가 박용택의 기록도 깨지게 될까.
일단은 박용택이 현역 생활을 얼마나 더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박용택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신의 3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된다. 새로운 FA 계약을 체결할때 긴 계약 기간을 얻어내고, 이후 부상 없이 현재의 페이스를 끌어간다면 자신의 소망인 3000안타 도전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물론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아주 쉽지는 않겠지만, 박용택 스스로가 철저한 자기 관리와 연구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설령 박용택의 기록이 멈춘다고 해도, 짧은 기간 내에 깨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역 선수 가운데 박용택과 가장 근접한 선수는 2100안타를 넘긴 정성훈(KIA·2141)과 박한이(삼성·2102) 2000안타를 달성한 이진영(KT·2070) 정도다. 하지만 박용택의 은퇴까지 간격을 좁히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나이 차이가 더 많이 나는 후배들 중에서도 유력한 선수는 안타 생산 능력이 빼어나고, 체력이나 기타 조건에서도 유리한 김현수(LG·2401) 손아섭(롯데·1484) 등이다. 김현수나 손아섭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프로에 온 박용택과 달리 고졸 선수라는 장점이 있다. 두 선수 다 병역 면제로 공백기가 거의 없다. 김현수는 2016~2017년 2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도전을 했지만, 앞으로 남은 기간을 감안하면 충분히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용택의 대기록은 '현재진행형'이라 더욱 매력적이다. 그를 넘어설 끈기와 집념의 후배는 누구일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