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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의 박병호, 과연 최 정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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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박병호가 넥센 히어로즈로 컴백을 결정했을 때 올시즌 홈런왕 타이틀은 더욱 흥미를 자아낼 것으로 기대됐다. 박병호는 미국 진출 이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

그가 떠난 뒤에는 SK 와이번스 최 정이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고, 늘 그렇듯 외국인 거포들도 홈런 경쟁에 불을 지폈다. 즉 올시즌에는 신구 홈런왕인 최 정과 박병호, 그리고 외국인 타자들이 벌일 홈런 경쟁이 다른 어떤 부문보다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던 것.

그러나 박병호가 부상으로 한 동안 나서지 못해 홈런 경쟁은 최 정이 주도하는 형국이 됐다. 박병호는 지난 4월 13일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상을 입어 한 달 이상 고생했다. 재활 막판 2군 경기에서는 아킬레스 통증까지 생겨 복귀가 늦어지기도 했다. 그가 복귀한 것은 지난 5월 20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였으니, 무려 36일간 공백기를 가진 셈이다.

그 사이 홈런은 최 정과 두산 베어스 김재환, SK 제이미 로맥의 3파전으로 진행돼 왔다. 21일 현재 최 정이 25개로 1위고, 김재환이 24개, 로맥이 23개를 기록중이다. 박병호는 과연 이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박병호는 이날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비거리 140m짜리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14번째 아치를 그렸다. 두산 선발 세스 후랭코프의 바깥쪽 커터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 너머 외야석 상단에 꽂았다. 조금만 더 뻗었다면 장외홈런이 될 수도 있었다. 박병호의 힘이 느껴진 장타였다.

박병호는 최근 장타력이 상승세다. 이날 홈런을 포함해 최근 6경기에서 4홈런을 추가했다. 부상 복귀 후를 따지면 10홈런을 날렸다. 하지만 홈런 순위에서는 공동 13위로 아직 눈에 띄지는 않는다. 선두 그룹과는 10개 안팎의 차이다. 현실적으로 박병호가 이들을 따라잡기는 힘들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시즌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추격자'가 10개 이상의 차이를 극복하고 선두를 제친 사례는 거의 없다.

다만 박병호의 '괴력'과 '몰아치기'가 무더위와 함께 상승세를 탄다면 추격전 자체는 충분히 주목을 끌만하다. 박병호가 복귀 후 10개의 홈런을 날리는 동안 김재환은 13홈런, 최 정은 7홈런을 추가했다. 페이스는 이 기간 홈런 1위를 기록한 김재환이 가장 좋다. 반면 최 정은 목 담증세 때문에 최근 3경기 연속 결장했다. 2할대 중반의 타율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컨디션도 최악이다.

만일 박병호가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에 나섰다면 홈런 순위표 자체가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얼마나 자주 홈런을 날리는 지를 나타내는 '타수당 홈런'을 보면 최 정이 0.103이고, 김재환이 0.091, 로맥이 0.089다. 박병호는 0.095를 마크중이다.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던 2012~2015년까지 박병호의 타수당 홈런은 0.091이었다. 즉 홈런을 치는 능력은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 시즌 후반 박병호의 추격전이 얼마내 매서울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