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얻은 게 있었다."
홈 3연전 스윕 패배의 충격, 그리고 시즌 첫 4위 추락.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의외로 힐만 감독은 이런 상황에 크게 개의치 않는 듯 하다. 오히려 "얻은 것도 있었다"고 할 정도다. 대체 무엇을 얻었다는 것일까.
19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힐만 감독은 취재진에게 "진 경기에 대해서 마음껏 물어봐도 좋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지난 주말 롯데와의 홈 3연전에 대해 평가했다. 힐만 감독은 "최악의 3연전이었다. 3일 동안 36득점에 14홈런을 맞았는데, 선발조가 제대로 경기를 이끌어가지 못했다"면서 "매번 몸쪽 승부를 할 수는 없지만, 때때로 강하게 몸쪽으로 공격적인 승부를 펼쳐야 할 때도 있는데 그런 점에서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특별히 선수들을 비난하지는 않았다. 그는 "사실 오늘 점심 때 코칭스태프 미팅을 통해 코치부터 다시 한번 재정비를 하자고 했다. 최고의 기량과 결과를 내기 위해 얼마나 연습하고 있는가, 어떤 훈련을 하고 있는가를 물어봤다. 단순히 연습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휴식도 함께 해야 한다"면서 "그래도 3연전에서 희망적인 부분도 봤다"고 평가했다.
힐만 감독이 말한 '희망'이란 무엇이었을까. 바로 '추격의 힘'이었다. 특히 17일 경기에서 SK는 1-11로 뒤지다 7대13으로 경기를 마쳤다. 6회부터 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런 모습을 힐만 감독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던 것이다. 그는 "작년 이맘 때의 모습과 올해 초의 모습, 그리고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면 계속 달라지는 걸 알 수 있다. 페넌트레이스를 하다보면 투타에서 마치 진자 운동처럼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가 반복되곤 한다. 지금은 안좋은 시기지만, 좋은 시기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적어도 힐만 감독은 지금 당장 좌절하지는 않고 있다. 이런 모습은 분명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