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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탈락 충격 고영표,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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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집중!

KT 위즈 고영표는 평소 예의도 바르고, 인터뷰에도 성심성의껏 임하는 선수다. 자신 스스로 프로 선수로서 가치를 높이고 싶은 욕심도 크다. 그렇게 늘 밝기만 하던 고영표가 지난 1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거절했다. 아예 라커룸에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

지난 11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최종 24인 엔트리가 발표됐다. 승선이 유력해 보였던 고영표의 이름은 없었다. 선수도, 구단도 충격에 빠졌다. 이튿날 취재진이 고영표의 말을 들어보고 싶은 것도 당연했고, 고영표가 부담을 표한 것 역시 마찬가지로 당연했다. KT 관계자는 "평소 인터뷰 거절을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고영표인데, 상심이 매우 큰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런 고영표를 다시 볼 수 있었던 건 마운드. 1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고영표가 어떤 투구를 할 지 관심이 모아졌다.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을 상황, 거기에 팀은 연패에 빠져 있었다.

결과는 패배였다. 고영표 개인도 4연패로 시즌3승8패가 됐고, 팀도 6연패 늪에 빠졌다. 하지만 고영표가 크게 무너진 경기를 한 건 아니었다. 6⅓이닝 4실점. 1점만 더 주지 않았다면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에 성공할 뻔 했다. 오히려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에 잘던졌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 1점밖에 내지 못한 타선 지원이 아쉬운 경기였다.

고영표의 투구를 단순 승수로 평가하기 힘든 이번 시즌이다. NC전과 마찬가지로 올해 유독 득점 지원과 수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탈삼진은 전체 6위, 토종 2위다. 바로 위에 KBO리그 최강 토종 에이스 양현종 1명이 있다. 전체로 넓히면 14위까지 양현종, 고영표를 제외하면 다 외국인 투수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도 1.37로 양현종 이재학(NC) 문승원(SK 와이번스)에 이어 토종 4위에 자리하고 있다.

낙심만 하고 있으면 안된다.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각 팀에서 수많은 일이 벌어진다. 발생하면 안되는 일이지만, 24인 엔트리에 있는 선수 중 1명이 부상을 당할 수도 있고 극도의 부진에 빠질 수도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임태훈(당시 두산 베어스)이 너무 부진하자 대회를 앞두고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윤석민(KIA 타이거즈)으로 엔트리 교체를 했었다.

이런 변수가 발생했을 때, 대체 자원으로 뽑히려면 그 때까지 계속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동정 여론에 기대 '대체 자원 1순위'라고 안도하고 있으면 안된다.

그리고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를 떠나 그렇게 하는 게 프로 선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선발투수로서 팀을 위해 열심히 한다면 이런 모습에 대한 보상을 언젠가는 받을 날이 올 게 확실하다. 아직 27세로 젊기에, 고영표가 야구를 할 날은 많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