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브라질)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열두살 소년, 이토키엔의 말이다.
이토키엔이 사는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남동쪽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섬나라지만, 국내총생산은 130위에 그친다. 이토키엔의 말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에도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안타깝게도 월드컵 본선에는 단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 척박한 축구 인프라. 그러나 이토키엔의 꿈은 명확하다. 브라질의 네이마르처럼 축구를 잘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이토키엔은 "언젠가 꼭 축구 선수가 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전 세계 축구팬들의 축제, 월드컵이 돌아왔다. 하지만 월드컵이라는 영광스러운 무대에 초대받는 것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32개 국가 뿐이다. 월드컵은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꿈의 무대인 것이다.
그러나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는 국가에도 축구 꿈나무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미래의 축구 스타를 꿈꾸는 유소년 선수들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집결했다. 월드컵을 맞아 러시아 국영가스 기업 가즈프롬이 주최하는 풋볼 포 프렌드십(Football For Friendship)을 통해 전 세계 211개국 축구 유소년이 한 곳에 모였다.
만 12세에서 14세 사이의 선수들은 성별, 체격, 국적 등과 상관없이 축구로 하나가 됐다. 밤늦은 시간까지 축구공을 발에서 놓지 않았다. 언어도, 외모도 모두 달랐지만 그런 경계선은 어디까지나 어른들 세상 속 기준이었다. 축구공 하나로 일치단결한 아이들은 그라운드 위를 마음껏 달리며 하하호호 웃음꽃을 피웠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꿈을 더욱 명확하게 했다.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 남부에 있는 아주 작은 나라, 그레나다에서 온 샘도 마찬가지였다. 그레나다는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하니 정말 재미있다"며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를 응원한다. 어른이 돼 유럽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래의 메시, 네이마르를 꿈꾸는 소년들. 그들의 축구 미래는 밝게 빛나고 있었다.
모스크바(러시아)=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