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눈여겨봐야 하는 점 중 하나는 '조 편성의 황금분할'이다.
강호들이 한조에 몰린 '죽음의 조'가 속출했던 예년과 달리, 강호들이 적절히 분배됐다. 아르헨티나,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가 묶인 D조 정도가 '죽음의 조'로 불리고 있다. 때문에 포르투갈-스페인, 아르헨티나-크로아티아, 잉글랜드-벨기에전 정도를 제외하고는 조별리그에서 '빅매치'라고 할만한 경기들이 많지 않다.
진짜 승부는 16강전부터 펼쳐진다. 예상대로 강국들이 각조 1, 2위를 차지할 경우, 16강부터는 빅매치의 향연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8강 진출국이 중요하다. 진짜 싸움을 뚫고 올라온 우승후보들의 면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조선이 16강이 아닌 8강 진출국을 예상한 이유다.
'빅4'는 독일, 브라질, 프랑스, 포르투갈이었다. 만장일치였다. 스포츠조선 축구 전문기자 9명은 예상 8강 진출국들의 이름을 적으며, 이 4팀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실제로 '디펜딩 챔피언' 독일,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 '스타군단' 프랑스는 전문가들로부터 이번 대회의 우승후보 '빅3'로 꼽힌다. 객관적 전력에서 가장 앞선데다, 월드컵 경험도 풍부하다. 토니 크로스, 토마스 뮐러(이상 독일), 네이마르, 필리페 쿠티뉴(이상 브라질), 앙투안 그리즈만, 폴 포그바(이상 프랑스) 등 스타들도 즐비하다. 평가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포르투갈이 더해졌다. 유로2016 우승팀은 포르투갈은 이번 예선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전력을 과시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건재한데다, 베르나르두 실바, 안드레 실바, 곤살로 구에데스 등 파트너도 풍부하다.
스페인, 잉글랜드, 벨기에가 '빅4' 뒤를 잇고 있다. 이들은 8표를 받았다. 4년 전 브라질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의 성적표를 받아든 '무적함대' 스페인은 훌렌 로페테기 감독 체제로 변신 후 더 빠르고 강해졌다. 특유의 패싱게임에 속도를 더했다. 이스코, 코케, 티아고 알칸타라 등이 포진한 스페인의 허리는 이번 대회 최고 수준이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젊은 선수들로 팀을 재편했다. 평균 나이가 25.74세로 참가국 32개 중 3번째로 어리다. 캡틴이자 핵심 공격수 해리 케인을 축으로 델레 알리, 존 스톤스 등 재능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원조 붉은 악마' 벨기에는 프랑스 못지 않은 스타군단이다. 에당 아자르, 로멜루 루카쿠, 케빈 더 브라이너 등 빅리그를 누비는 슈퍼스타들로 엔트리를 채웠다.
7명의 기자는 '축구천재'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지목했다. 수비진이 다소 약점이지만, 메시를 필두로 세르히오 아게로, 파울로 디발라, 곤살로 이과인 등이 포진한 공격만큼은 의심할 여지 없는 최강이다.
다크호스는 세네갈(3표), 덴마크(2표), 크로아티아(1표)가 될 전망이다. 한국의 마지막 평가전 상대이기도 했던 세네갈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아프리카팀 중 가장 전력이 좋다. 리버풀의 핵심 공격수 사디오 마네를 비롯해 케이타 발데, 칼리두 쿨리발리 등 공수에 걸쳐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정상급 플레이메이커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앞세운 '북유럽의 강호' 덴마크와 루카 모드리치-이반 라키티치-마테오 코바치치 등 최고 수준의 미드필더들을 보유한 '발칸 특급' 크로아티아도 8강 후보로 손색이 없다.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