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회담을 앞두고 NBA(미국 남자프로농구) 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맨(57)이 다시 주목 받았다. 복수의 외신들은 로드맨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 싱가포르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로드맨이 협상과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영국 공영방송 BBC는 로드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모두 친분이 있어 특별 게스트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둘과 모두 친분이 있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드맨과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한 관계는 널리 알려져 있다. 농구 마니아인 김 위원장은 로드맨을 평양에 5번이나 초청했다. 로드맨이 방북 기간에 김 위원장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 적도 있다.
현역 선수 시절 악동 이미지가 강했던 로드맨은 트럼프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다. 사업가 시절 트럼프가 출연했던 TV쇼에 함께 했고, 지난 대통령 선거 땐 트럼프를 공개 지지했다. 최근엔 트럼프 대통령의 자서전인 '거래의 기술'을 김 위원장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내가 선물한 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이해하게 됐을 것이다"고 했다. 간접적이지만 둘 사이에 다리를 놓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모두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행보를 해 왔다. 이렇다보니 로드맨이 북미 정상회담장에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1986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한 로드맨은 샌안토니오 스퍼스, 시카고 불스, LA 레이커스, 댈러스 매버릭스에서 활약했다. 2011년 NBA 명예의전당에 헌액된 레전드급 선수 출신이다.
농구는 남북회담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농구를 언급하면서, 농구가 핫이슈가 됐다.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남북 체육 교류 얘기가 나오자 "세계 최장신인 리명훈(2m35) 선수가 있을 때만해도 북한이 강했는데 리명훈 은퇴 후 약해졌다. 이젠 남한에 상대가 안 될 것 같다. 남한에는 2m 넘는 선수들이 많지 않느냐"면서 문 대통령에게 서울-평양 간 '경평 축구대회'보다 농구부터 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아시안게임 단일팀과 남북 농구 교류전 등 농구를 통한 여러 교류 방안이 나왔다. 대한민국농구협회에 따르면 북한 남자팀이 최근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실력있는 선수가 있는지 파악이 어렵다. 반면, 북한 여자 선수들 중에선 단일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전력이 있다는 게 농구협회 설명이다.
북미회담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나온다면, 남북 교류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체육쪽에선 농구가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