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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당당' 스웨덴 선수들이 비난여론에 대처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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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선택받은 국가들의 국민들은 다 똑같다. FIFA랭킹이 몇 위든, 어떤 상대와 붙든 중요치 않다. 자국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자신의 200%를 쏟아내, 질풍 드리블로 짜릿한 골을 터뜨리고, 폭풍 수비로 상대의 모든 골을 방패처럼 막아서기를, 공은 둥그니까 승리의 여신이 우리 편을 향해 미소지어주기를, 그래서 축구사에 길이 남을 '기적의 역사'를 쓰기를 소망한다.

자국 축구팀의 실망스러운 경기력에 목소리를 높이고, 비난을 봇물처럼 쏟아내는 것은 다 이런 기대감 때문이다. 축구는 전쟁이고, 축구 팬들은 선수 못잖게 열정적인 투사다.

한국과 독일, 멕시코, 스웨덴의 F조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는 건 비단 신태용호만의 일은 아니다. 러시아월드컵 한국의 조별리그 F조 첫 상대인 스웨덴은 10일 '안방' 예테보리에서 치른 페루와 마지막 평가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무려 337분간 1골도 넣지 못한 자국 대표팀의 무딘 공격력에 대한 스웨덴 미디어와 팬들의 혹독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2년만에 천신만고끝에 나선 러시아월드컵은 스웨덴 국민들에게 절실하다. 스웨덴은 지난 3월24일 칠레와 평가전에서 1대2로 패한 후 루마니아(0-1패), 덴마크(0-0무), 페루를 상대로 승리도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스웨덴 대표팀 선수들의 인터뷰를 보니 여론의 비난에 대처하는 자세가 사뭇 다르다. "그런 비난이 우리팀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만큼 당당하다.

경기 후 '스웨덴 풀백' 미카엘 루스틱(32)은 팬들의 비난 여론에 대해 "우리에게 이 월드컵이 어떤 의미인지는 잘 아실 것이다. 우리는 이탈리아를 상대로 180분간 싸웠고 골을 넣었다. 그 당시에는 모든 이들이 행복했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이 패닉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분위기가 변한 것을 언급했다. 공격력을 비난하는 여론에 대해 투톱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표했다. "우리는 2명의 포워드가 있다. 수비에도 열심히 가담하고 상대를 충분히 괴롭히고 있다." 337분의 골 침묵, 선수들은 불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 불안하지 않다. 오히려 미디어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강해져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을 믿어야 한다"고 즉답했다.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해왔는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비판에 개의치 않을 뜻을 표했다.

'스웨덴 중원의 핵' 에밀 포르스베리(27·라이프치히)는 이날 페루전에 선발출전, 후반 40분 미드필더 마르쿠스 로덴(크로토네)과 교체될 때까지 85분을 뛰었지만 골을 만들지 못했다. 포르스베리는 "명확한 건 (대표팀 경기력이) 향상되고 있다. 동시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전 결과가 나쁘면 그때 비난해달라"고 큰소리쳤다.

마르쿠스 베리와 안드레아스 그란키비스트 역시 강했다. "팬들의 비난이 우리에게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쿨하게 답했다. 베리는 "우리는 팀안에서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고, 우리의 가치를 믿고, 우리가 잘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물론 더 개선해야 할 점은 있겠지만 우리는 바깥으로부터의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외부 여론의 비난은 아랑곳 않고 오히려 긍정의 '원팀'정신으로 강하게 결속하는 모습이었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를 앞두고 이런 비난은 당연한 것이다. 국민들은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지만 이것은 월드컵이다. 우리는 엄청난 팀들을 만나게 되고,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현실을 직시했다. 그란키비스트는 "우리는 골을 만들어낼 것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나는 긍정적이다. 페루전에서 부상자도 없었고 좋은 경기를 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