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정 훈이 히어로가 됐다.
정 훈은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서 3-4로 뒤진 9회말 1사 1,2루서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끝내기 역전 2루타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날 선발에서 제외돼 벤치에서 시작한 정 훈은 7회말 대주자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2-3으로 쫓아간 7회말 1사 3루서 3번 이병규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이병규의 대주자로 들어갔다. 동점 득점을 정훈의 발로 시작했다. 이대호 타석 볼카운트 2B에서 3구째 정 훈이 2루로 도루를 시도했는데 KIA 포수 백용환의 송구가 옆으로 흘러 그사이 3루주자가 홈을 밟아 3-3이 됐다. 9회말에 첫 타석에 들어섰는데 1사 1,2루였다. 안타 하나면 동점, 큰 것을 치면 역전도 가능한 상황. 볼카운트 1B2S의 불리한 상황에서 4구째를 밀어쳤고, 전진수비를 하던 KIA 수비수 사이를 뚫는 역전 2루타를 터뜨렸다.
정 훈은 "맞는 순간에는 안타가 될 지 몰랐다 혼자 아웃됐구나 생각했는데 수비가 앞으로 나와있어 운좋게 끝내기가 됐다"면서 "팀에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정 훈은 "경기에 나가는 횟수가 줄어들며 타석에서 '여기서 못치면 끝'이라는 압박감, 부담감을 느껴왔다.야구장에 오는게 두렵고 힘들기도 했다"며 그동안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2군에서 그런 잡생각을 떨쳐내고 야구를 즐기려고 했고, 오늘 타석에서도 생각을 비우고 순간에만 집중한 것이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을 전했다. "아내가 나 때문에 고생이 많은데 앞으로 잘해서 좋은 남편이 되고 싶다"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