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 잘했다. 최선을 다했다. 조별예선 3경기 수비에서 실점이 없었던 부분은 칭찬해주고 싶다."
윤덕여 감독이 아쉽게 4강이 불발된 직후 요르단아시안컵 조별예선 3경기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무실점, 무패'를 기록한 선수들을 향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A대표팀은 13일 오후 10시45분(한국시각), 요르단 암만 킹압둘라Ⅱ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요르단여자축구아시안컵 B조 예선 베트남과의 최종전에서 전반 14분 조소현의 선제골, 전반 38분 이금민의 추가골, 후반 4분, 후반 28분 이민아의 멀티골과 지소연의 멀티 도움 활약에 힘입어 4대0으로 완승했다.
한국은 1-2차전 '강호' 호주, 일본과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베트남전 승리까지 3경기에서 1승2무(승점5점), 무실점, 무패를 기록했지만, '아시아 강호' 호주, 일본이 집중된 죽음의 조에서 '잔혹한' 경우의 수를 피하지 못했다. 같은 시각 열린 '아시아 톱랭커' 호주(FIFA랭킹 6위)와 일본(FIFA랭킹 11위)전, 두 팀이 1대1로 비기면서 3팀이 나란히 1승2무를 기록했다. 한국은 해당팀간 골득실-다득점 원칙에서 밀리며 호주, 일본에 이어 조3위가 됐다. 4강행이 불발됐다. B조 3위 한국은 17일 오전 2시(한국시각) 암만 인터내셔널스타디움에서 열리는 5-6위전에서 A조 3위 필리핀과 맞붙는다. 요르단아시안컵 참가 8개국 중 5위 내에 들면 프랑스월드컵 티켓을 확보한다. 필리핀에 승리하면 사상 첫 2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확정짓게 된다.
상대 결과와 무관하게 베트남전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혼신의 힘을 다했던 태극낭자들이 조3위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3경기 모두 최선을 다하고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시아 강호' 한국, 호주, 일본이 한꺼번에 몰린 B조는 죽음의 조였다. 중국, 태국, 필리핀, 요르단의 A조에서 중국, 태국이 손쉽게 조1-2위로 4강행을 확정한 데 비해 B조는 마지막까지 피말리는 '경우의 수' 혈투가 이어졌다. 10차례 맞대결에서 무승부는 단 한차례뿐이었던 일본-호주전, 유일하게 피하고 싶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후반 41분 샘 커의 동점골이 들어가며 1대1이 된 후 일본은 수비진이 볼을 돌리며 6분 넘게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다. 1대1로 비길 경우 1승2무, 동률로 해당팀간 골득실, 다득점 원칙에 따라 호주와 일본이 조1-2위가 확정된 상황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한국이 조 2위가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페어플레이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일었다. 전략적 경기운영과 철저한 맞춤형 준비로 3경기 무실점, 무패를 달린 한국이 아쉽게 탈락하는 상황이 됐다. 선수들이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윤 감독은 모든 것을 쏟아부은 선수들의 눈물을 안타까워했다. "경기 후 라커룸 분위기가 침체됐다. 조별예선은 마무리됐지만 월드컵 티켓을 결정짓는 최종 경기 5-6위전이 남았다. 끝난 것이 아니니까 마지막까지 힘내서 잘했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우리 선수들, 잘했다. 감독 입장에서봐도 매순간 최선을 다해 잘했다"고 칭찬했다. "상대 결과를 본 후 우리선수들 분위기가 많이 다운됐다. 빨리 회복해야한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잘 회복하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윤덕여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암만(요르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호주, 일본, 베트남전 3경기에서 1승2무, 무실점 무패하고도 아쉽게 4강에 오르지 못했다. 소감은?
▶라커룸 분위기가 침체됐다. 조별 예선은 마무리됐지만 아직 5-6위전, 월드컵 티켓 최종 결정전이 남았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니까 우리 선수들이 힘내서 잘했으면 한다. 우리 선수들, 잘했다. 감독 입장에서 봐도 매순간 최선을 다해 잘해줬다. 오늘 경기 후 호주-일본전 결과를 보고 우리선수들이 많이 '다운'됐다. 빨리 회복해야한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마지막까지 잘하고 가야 한다.
-3경기 최선을 다하고도 호주-일본전 1대1 무승부로 인해 조3위가 되고 나니, 결과적으로 일본전 0대0 무승부가 더 아쉽다.
▶결과를 잘 받아들여야 한다. 아쉽지만 우리의 부족함을 봤다. 그런 부족한 부분은 월드컵 진출 후에 반드시 해소하고 보완해야 한다. 우리가 1-2차전 호주, 일본전을 통해 득점이 부족했던 부분은, 향후 강팀과의 경기에서 분명 보완해야 한다.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비록 4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조별 예선 3경기에서 얻은 수확은?
▶제일 중요한 것은 수비에서 실점이 없었던 부분을 칭찬해주고 싶다. 향후 강팀과의 경쟁. 내년 월드컵에서 잘했던 부분은 더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또 부족한 부분은 확실한 보완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