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12일 대전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 마지막날 경기에서 선발 키버스 샘슨의 호투와 만능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의 타점쇼에 힘입어 15대4 대승을 거뒀다. 한화의 4연승은 지난해 6월 16일~18일 수원 KT위즈전과 6월 20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296일만이다. KIA전 3연전 시리즈 스윕은 2012년 7월 27~29일 광주 무등경기장 원정 3연전 이후 5년여, 2083일만.
값진 승리만큼이나 기분좋은 소식은 1선발인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의 호투다. 샘슨은 앞선 3차례 선발등판의 부진(3전전패, 평균자책점 9.22)을 완전히 털어냈다. 끝없는 볼넷 고민. 이날 샘슨은 6이닝 동안 100개의 볼을 던지며 3안타 (1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안았다. 지난 7일 KT위즈전에서 120구를 던진 뒤 4일을 쉬고 등판했지만 최고 구속은 154km를 너끈히 찍었다. 스태미너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을 듯 하다. 6이닝을 던지면서 고질이었던 볼넷이 1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성과. 이전 세 차례 등판에서는 13⅔이닝 동안 무려 14개의 볼넷을 내줬다.
한화는 이날 방망이 힘으로 이겼다. 호잉은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정근우는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1회 헥터를 상대로 뿜어낸 2점포는 시즌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절친' 양성우와 오선진은 나란히 3안타씩을 기록했다. 포수 지성준은 프로 데뷔 첫홈런을 포함해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한화는 8승7패로 5할승률을 넘어섰다. 지금까지는 불펜의 힘으로 달려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선발은 지극히 부진했다. 전날까지 선발승은 한차례(제이슨 휠러), 퀄리티 스타트는 세차례에 불과했다. 이날 샘슨은 퀄리티 스타트 1차례를 추가했다. 샘슨이 안정되면 휠러에게도 좋은 영향이 미칠 수있다. 김재영은 KIA를 상대로 6이닝 3실점으로 잘던졌다. 윤규진 역시 11일 KIA전에서 4⅓ 4실점했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경기전 한용덕 한화 감독은 "샘슨만 살아나면 해볼만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선발진의 축이 만들어지면 나머지도 살고, 불펜도 살아난다. 불펜은 송은범 안영명 이태양이 잘 해주고 있다. 한화에 또하나의 동력원이 생긴 순간이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