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봄 극장가 예상치 못한 반전 흥행 릴레이가 펼쳐졌다. 한동안 관객에게 외면 받았던 비주류 장르인 코미디와 공포 영화가 관객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신드롬을 일으킨 것. 비주류의 반란이다.
충무로에서 보릿고개로 손꼽히는 봄 극장가. 1년 중 관객의 발길이 가장 뜸한 봄 스크린은 비수기로 분류, 때문에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보다 저예산으로 제작된 상업영화가 주로 포진하는 시즌이다. 이런 시즌 특성상 '메가 히트' 보다는 손익분기점을 목표로해 마케팅을 펼치는데, 올해엔 당초 계획했던 손익분기점을 넘어 '메가 히트'까지 기대하게 만드는 반전의 흥행작들이 탄생해 충무로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바로 코미디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이병헌 감독, 하이브 미디어코프 제작)과 공포 영화 '곤지암'(정범식 감독, 하이브 미디어코프 제작)이 반전의 역사를 쓰고 있는 주인공이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바람 바람 바람'은 지난 9일 5만6889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수는 67만3815명. 흥행 정상의 자리를 두고 '바람 바람 바람'과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펼치고 있는 또 다른 흥행작인 '곤지암'은 같은 날 4만7022명, 누적 관객수 229만5509명을 기록하며 2위에 머물렀다.
'바람 바람 바람'은 20년 경력의 베테랑 카사노바와 순진하고 소심한 매제, 그리고 그의 아내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여자가 나타나면서 펼쳐지는 본능충만 코미디다.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 고준 등이 가세했고 '스물'로 재기발랄한 감각한 인정받은 이병헌 감독의 신작이다.
또한 '곤지암'은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로 CNN에서 선정한 공포 체험의 성지 곤지암 정신병원에서 7인의 공포 체험단이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을 그린 체험 공포 영화다. 위하준, 박지현, 오아연, 문예원, 박성훈, 이승욱, 유제윤 등 신인배우가 주인공을 맡았고 '탈출'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한국 공포물의 대가로 거듭난 정범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박스오피스 정상을 두고 각축을 벌이는 '바람 바람 바람'과 '곤지암'은 비주류 장르에 도전, 독특한 기획과 신선한 스토리로 관객의 허를 찔러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바람 바람 바람'은 지난해 봄 개봉한 '보안관'(김형주 감독)으로 코미디 물꼬를 튼 이성민이 다시 한번 코미디에 도전해 눈도장을 찍었다. 파헤칠수록 끊임없이 등장하는 양파 같은 매력을 가진 바람의 전설 석근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한 그는 오지랖 넓은 동네 보안관으로 지난해를 뜨겁게 달궜던 것에 이어 올봄 스크린 또한 심상치 않은 신드롬을 예고했다.
'곤지암' 역시 남다른 관전 포인트로 극장가를 뒤흔들고 있는 중이다. 실제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방치된 곤지암 남양신경정신병원(이하 곤지암 정신병원)을 둘러싼 괴담을 소재로 극강의 공포를 전한 '곤지암'은 한국 영화 사상 최초 배우가 직접 촬영을 시도해 리얼리티를 살렸고 검증되지 않았지만 숨겨진 잠재력을 가진 신예들을 대거 기용하며 신선함을 안겼다.
한동안 관객에게 외면당했던 코미디, 그리고 공포 장르의 부활을 일으키며 비수기임에도 관객을 극장가로 끌어모은 '바람 바람 바람'과 '곤지암'. 주류 장르만 살아남는 극장가 공식을 깨며 연일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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