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부상에서 복귀한 이성열의 대활약에 힘입어 KT 위즈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12대8로 이겼다. 전날 KT에 2대10으로 패했던 한화는 이날도 3회말까지 0-6으로 끌려갔으나 4회초 터진 이성열의 스리런포로 점수차를 좁힌데 이어 7회초 대거 5점을 뽑아내 역전에 성공했고, 8-8 동점이었던 연장 10회초 정경운의 희생플라이와 이성열의 결승점을 묶어 1점차 역전승으로 승리를 얻었다. 지난달 14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오른쪽 종아리 사구로 인한 근육 손상으로 4주 재활 진단을 받고 몸을 만들어왔던 이성열은 시즌 첫 출전이었던 이날 4타수 3안타(1홈런)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KT는 선발 고영표의 호투 속에 초반부터 앞서갔으나 뒷심 부족으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한화는 2연패를 마감하며 5승7패, KT는 연승이 두 경기 만에 끊기며 7승6패가 됐다.
홈팀 KT가 기선을 제압했다. 2회말 1사 1루에서 윤석민이 한화 선발 제이슨 호잉이 던진 2구째 133㎞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3호포. 2-0으로 앞선 3회말에는 선두타자 심우준이 우전 안타로 만들어낸 1사 2루 상황에서 박경수가 우전 안타로 추가점을 뽑아내 3-0을 만들었다. 로하스의 희생타와 황재균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유한준이 휠러가 던진 3구째 139㎞ 직구를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의 홈런을 만들어 점수는 6-0으로 벌어졌다.
한화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이용규 정근우의 연속 안타 뒤 송광민이 삼진, 호잉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부상 복귀 후 시즌 첫 경기에 나선 이성열이 KT 선발 고영표의 3구째 137㎞ 직구를 그대로 밀어쳤다. 좌측 폴 방향으로 흐르는 듯 했던 볼은 그대로 안쪽 담장을 넘기면서 비거리 105m짜리 3점 홈런으로 연결됐다. 점수차는 좁혀졌지만 KT가 여전히 6-3의 리드를 지켰다.
한화는 5회말 1사 1, 3루 위기를 맞았으나 휠러를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안영명이 후속타자를 삼진, 2루 땅볼로 막아내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KT는 6회초 고영표가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으나 하주석의 2루 땅볼을 유도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7회초 '빅이닝'이 만들어졌다. 한화는 고영표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KT 심재민이 2사 1, 3루 정근우 타석에서 폭투로 3루 주자가 홈인 하면서 1점을 벌었다. 정근우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2사 1, 2루가 되자 KT는 이상화를 마운드에 올렸으나 송광민의 좌전안타로 다시 한 점을 벌며 1, 3루를 만들었고, 호잉이 볼넷으로 출루해 나온 2사 만루 이성열 타석에서 이상화가 다시 폭투하면서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 2사 2, 3루에서 점수는 6-6 동점이 됐다. 이성열은 이상화가 던지 5구째 135㎞ 커터를 우전 안타로 연결하면서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한화가 8-6으로 앞서가기에 이르렀다.
KT는 7회말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안영명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박상원이 만든 1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넘겨 받은 서 균이 윤석민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이진영의 유격수 땅볼 상황에서 2루 주자를 잡아내고 1루로 향한 송구가 세이프 판정을 받으며 3루 주자 홈인이 인정되어 8-7이 됐다. KT는 2사 1, 3루에서 강백호, 심우준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 밀어내기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한화는 8회초 이상화를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최재훈 최진행이 연속안타를 만들며 무사 1, 2루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니퍼트는 정경운을 상대로 3루수 땅볼로 3루, 2루 주자를 포스 아웃시키는 병살타를 유도해 한숨을 돌렸고, 2사 1루에서 이용규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 위기를 벗어났다. KT는 8회말 마운드에 오른 한화 송은범을 상대로 황재균의 좌전 안타로 2사 1루 상황을 만들었으나 후속범타로 물러났다.
김진욱 KT 감독은 니퍼트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불펜의 엄상백을 호출하며 9회초를 시작했다. 한화는 정근우가 2루수 땅볼, 송광민, 호잉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승리 기회는 KT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KT도 9회말 한화 마운드를 책임진 송은범에게 삼자범퇴로 물러나면서 시즌 8번째 연장 승부가 펼쳐졌다.
연장 10회초, 한화가 또 '빅이닝'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이성열의 좌중간 안타와 지성준의 좌측 펜스 밑등을 맞추는 2루타, 대타 양성우의 자동 고의 4구를 더해 만든 1사 만루에서 정경운이 엄상백을 상대로 우익수 플라이를 만들었고 3루 주자 이성열이 홈으로 뛰어들어 슬라이딩 세이프되며 9-8로 한화가 다시 앞섰다. 한화는 이어진 2사 2, 3루에서 KT 구원투수 홍성용을 상대로 이용규, 정근우가 연속 볼넷으로 출루, 밀어내기로 다시 1점을 얻은데 이어 송광민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쳐내면서 순식간에 12-8까지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한용덕 한화 감독은 10회말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렸고, 정우람은 세 명의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팀의 4점차 역전승을 지켜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