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경기에서 무실점으로 승점을 따게 돼 기쁘다."
'캡틴' 조소현(30·노르웨이 아발드네스)이 8일 요르단 암만 킹압둘라Ⅱ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요르단여자축구아시안컵 조별예선 B조 1차전 호주전을 0대0 무승부로 마친 직후 소감을 밝혔다.
미드필더, 중앙수비, 측면수비를 두루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 조소현은 이날 포백라인 오른쪽 풀백으로 나섰다. 사만사 커, 리사 드 반나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상대로 빈틈 없는 '철벽 수비'가 절대적인 호주전에서 전문 풀백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다. 윤덕여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은 고심끝에 조소현을 택했다. 윤 감독은 위기 때마다 '조소현 시프트'를 자주 활용한다. 어느 포지션에 서든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는, 투지 좋고 헌신적인 베테랑 조소현을 믿고 쓴다.
조소현은 전반전 내내 오른쪽 라인을 타고 위아래로 끊임없이 오르내리며 끈질기게 압박하는 한편, 세트피스 때마다 적극적인 수비로 상대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박스안까지 치고 올라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후반 28분 공격수 이민아 대신 '전문 풀백' 김혜리가 들어오면서, 조소현은 원래자리인 미드필드로 복귀했다. 포백라인과 2선라인 사이에서 공수를 조율하며 수비를 더욱 견고하게 쌓았다. FIFA랭킹 6위, '아시아 최강' 호주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승리를 기대했던 첫경기에서 골도 승리도 놓친 호주는 망연자실했다. 선수들이 입을 모아 "한국 선수들이 90분 내내 강하고(aggressive), 터프했다. 힘든 경기였다"며 혀를 내둘렀다.
첫 경기, 호주전 목표했던 값진 승점을 얻어낸 윤덕여호 선수들은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환호했다.
조소현은 "첫 경기를 이겼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래도 승점 1점을 따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주장으로서, 플레이메이커로서 모든 것을 후회없이 쏟아냈다. 조소현은 "선수들 모두가 하나가 돼 잘 따라와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모두 수고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다음 경기도 좋은 결과를 함께 이뤄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암만(요르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