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업계가 '블록체인'에 주목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하려 한다. 게임을 비롯해 신규 플랫폼, e스포츠 등 전개 분야도 다양하다.
'블록체인'은 최근 화제가 된 '암호화폐' 기반 기술이다. 거래 정보를 덩어리(블록) 하나로 보고 차례대로 연결한 거래 장부로, '공공 거래 장부' 라고도 한다. 거래 정보를 거래 참여자 모두에게 전송하고 참여자가 타당한 거래로 승인한 정보만 기존 거래 정보에 연결되는데, 이 구조가 사슬 형태(체인)이므로 '블록체인'이라고 부른다.
현실에서는 거래자만 장부를 보관하지만, '블록체인'은 거래자를 비롯한 모두에게 장부가 공개된다. 심지어 거래 당사자 외에도 누구나 거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거래 장부를 조작하려 해도 같은 장부를 보유한 사람 반 이상이 인정한 거래 내용만 장부에 남는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투명한 거래가 가능하다.
거래 정보 공개는 얼핏 보면 보안에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모든 거래 정보를 분산해 거래자 모두에게 장부를 보관하므로 오히려 안전하다. 누군가 '블록체인'을 활용한 거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면, 기록 일부를 손실하거나 장부 전체가 삭제되더라도 같은 기록을 가진 장부를 다른 사람이 보유하고 있어 금방 복구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은 자연스레 개인과 개인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이런 방식을 P2P(Peer to Peer)라고 하는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서버가 없어도 P2P 기술을 활용해 거대한 네트워크를 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비교적 적은 자원을 분산 투자해 큰 자원이 필요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
넷마블은 지난 3월 30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업 목적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블록체인'도 포함됐다. 넷마블 권영식 대표는 "넷마블은 상장 당시 확보한 자금으로 다양한 사업영역에 투자할 계획이다"라며 "게임 중심 사업은 유지하되, 게임 사업과 접목 가능한 신기술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
한빛소프트는 글로벌 게임 자산 거래 플랫폼 '브릴라이트(Brylite)'를 공개했다. '브릴라이트'는 게임 유저 자산 정보를 게임 서비스 외부 '블록체인'에 저장해 게임 간 자산 이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게임사가 소유권을 가진 게임 자산은 유저에게 소유권이 이전되고, 중개자나 수수료 없이 게임 자산 이동 및 거래를 할 수 있다. 미탭스플러스, 4:33, 액션스퀘어, IMC게임즈 등 국내외 20여 개 기업이 플랫폼에 참여했다.
액토즈소프트는 4월 2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전개 계획을 발표했다. 확정된 부문은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미디어 및 커뮤니티 구성, e스포츠 플랫폼 등이다. 특히 e스포츠 플랫폼은 현재 운영 중인 글로벌 e스포츠 브랜드 'WEGL(World Esports Games & Leagues)'과 연계해 새로운 e스포츠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 구오하이빈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ICO(Initial Coin Offering, 가상화폐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지는 않다"며 "'블록체인' 기술 관련 기업을 육성하고, 미디어나 커뮤니티를 구성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e스포츠가 힘을 얻을 수 있도록 e스포츠 콘텐츠 기반 종합 '온라인 e스포츠 플랫폼'을 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카카오게임즈 모회사 카카오는 3월 27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일본에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 X(Ground X)' 설립과 연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 넥슨 지주회사 NXC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전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에서 '암호화폐' 열풍과 더불어 '블록체인' 기술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국내 게임 업계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을 개발하거나 게임 서비스, e스포츠와 관련 기술을 접목한 신사업을 전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