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힘의 차이였다. SK 와이번스가 홈런 군단의 위용을 과시하며 한화 이글스 마운드를 이틀 연속 두들겼다. SK는 3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 2차전에서 에이스 김광현의 무실점 역투와 김동엽의 3점홈런, 제이미 로맥의 만루포, 김성현의 투런포를 앞세워 12대1로 승리했다.
김광현은 5이닝 동안 3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김광현은 팀이 8-0으로 앞선 6회말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수는 76개였다. '돌아온' 김광현은 단단했다. 지난 25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팔꿈치 수술후 환상적인 재활 복귀전을 치렀다. 당시 5이닝 동안 78개의 볼을 던지며 무실점 선발승을 따냈다. 5일 휴식 뒤 마운드에 올랐다. 표정, 움직임, 구위, 컨트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최고구속 150km의 강속구에 최고 143km를 기록한 강력한 슬라이더는 여전했다.
김광현은 1회 2사만루 위기에서 6번 최진행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이내 안정을 찾았다. 2회와 4회, 5회는 3명의 타자만을 상대하는 등 완벽한 모습이었다. 타석에서는 전날(30일) 홈런을 기록한 로맥과 김동엽이 또다시 홈런을 합작했다. 김동엽은 1회 한화 외국인 선발 제이슨 휠러를 상대로 좌월 3점홈런(시즌 4호)을 뽑아냈다. 팀이 3-0으로 앞선 5회초에는 로맥이 나섰다. 2사만루에서 휠러를 상대로 좌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올시즌 KBO리그 1호 만루포(통산 801호), 로맥의 개인통산 첫 그랜드슬램이다. 로맥은 시즌 3호를 신고했다. 8회초에는 김성현이 투런포(시즌 1호)로 마수걸이 손맛을 봤다.
한화는 6회말 송광민이 솔로홈런을 때리기도 했지만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홈개막 시리즈 둘째날 주말을 맞아 만원관중이 대전구장을 찾았지만 경기내용은 참혹했다. 한화 선발 휠러는 4⅔이닝 동안 5안타(2홈런) 7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 25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7이닝 1실점 선발승을 거뒀으나 시즌 두번째 등판에서 최악의 피칭을 했다. 전날(30일) 1선발인 키버스 샘슨도 SK 방망이의 위력을 절감했다. 샘슨은 4⅔이닝 5안타(2홈런) 4개의 4사구 8실점(7자책)으로 시즌 2패째를 안았다.
한화는 선발 원투펀치가 이틀 연속 완패했다. 위닝 시리즈를 내준 것 이상의 큰 충격이다. 특히 휠러의 경우 안정된 제구와 경기운영능력으로 벤치의 신임을 받고 있던 선수였다. 한화는 선발 로테이션이 통째로 흔들리는 최악의 위기상황에 놓여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