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의 날 10주년 기고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만성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고혈압과 당뇨병은 만30세 이상의 성인에서 각각 4명 중 1명,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또, 같은 조사에서 치주질환은 3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고령화로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만성질환에 이환될 확률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치주과 의사로서 매일 만나는 성인 환자들의 연령은 다양하지만, 적어도 하나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당뇨병을 오랫동안 않고 있는 이들의 경우에는 구강 상태가 대부분 나쁜 편이다.
구강 건강은 건강한 삶의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혈당조절이 잘 안 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구강 위생이 안 좋아져 치은염으로, 여기서 더 심해지면 치주염을 유발한다. 이 같은 염증 질환은 인슐린 감수성을 저하시키며 궁극적으로 혈당조절을 더 어렵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즉, 혈당과 염증이 모두 조절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의 경우, 자의든 타의든 약을 먹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는 등의 치료를 받고 합병증 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혈당관리를 하게 된다. 이 같은 당뇨병 관리에 있어서 구강 건강 문제를 포함시켜야 할까. 만약에 포함시킨다면 어느 정도 주기로 하는 것이 좋을까. 치주질환의 치료가 혈당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대한당뇨병학회는 만성합병증 중 하나로 구강질환을 명기하고 있으며 특히, 치주질환으로 인한 치아의 상실을 경고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연구에서는 혈당관리가 잘 되지 않은 경우 치주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보고가 많다. 삶의 질이라는 관점에서 구강 건강을 유지해 치아의 상실을 방지하고 정상적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 관리 시 구강 건강에 대한 검사도 병행돼야 당뇨병으로 인한 구강 내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심한 치주염을 앓고 있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치주치료 후 당화혈색소가 감소됐다는 보고도 있다.
그렇다면 얼마나 자주 검진을 받아야 할까. 간단하다. 혈당 관리 주기와 같이 받으면 가장 좋다.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 구강 검진 시 출혈, 화농, 부종 또는 치아의 흔들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같은 증상을 치료하면 혈당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와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가 모두 존재한다. 하지만, 치주치료는 일차적으로 치아 상실의 손실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아울러 외모와 기능의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치주질환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파악이 힘들다. 혈당조절이 안되거나, 제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불량한 구강 위생에 대해 높은 염증 반응이 나타나므로 일반적인 당뇨병 환자들에 비해 자주 구강검진을 권한다.
구강 위생 관리를 다시 한다고 소실된 치조골이 재생되지는 않지만, 치은 건강은 회복할 수 있다. 당뇨협회에서도 당뇨병환자의 잇몸병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개인 구강 위생 개선에 힘쓰자. 꼼꼼한 칫솔질, 치간칫솔이나 치실 활용을 통해 세심하게 잇몸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받도록 하자. 치과 검진 및 치료와 함께 잇몸 겉과 속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잇몸약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당뇨병도, 치주질환도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도록 정기적인 치과 방문을 통해 치주질환의 악화를 예방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자.
양승민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치과학교실 교수/ 대한치주과학회 연구이사
'잇몸의 날' 이란?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지난 2009년부터 3월 24일을 '잇몸의 날'로 지정하고 국민의 잇몸건강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