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한숨을 돌렸다.
불안했던 4선발 자리에 이민우가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인 것. 임기영이 어깨 통증으로 준비가 늦어지면서 KIA에선 전지훈련에서부터 4,5선발을 찾기 위해 후보들을 놓고 경쟁이 펼쳐졌다. 시범경기까지 이어진 선발 경쟁에서 김기태 감독은 4선발로 이민우, 5선발로 정용운을 낙점했다. 물론 이들이 계속 등판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첫번째 기회를 잡았을 뿐. 등판 성적과 상황에 따라 4,5선발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KIA가 초반부터 안정적인 레이스를 하기 위해선 헥터 노에시-양현종-팻 딘을 이을 4,5선발이 고정되는게 바뀌는 것보다는 낫다. 지난해에도 KIA가 1위를 질주했을 때가 4선발 임기영과 5선발 정용운이 자리를 잡았을 때였다. 후반기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도 4,5선발 자리에서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민우의 첫 등판은 본인은 물론, 팀으로서도 중요했다.
첫 등판으로 KIA는 희망을 봤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이민우는 6이닝 동안 8안타 4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팀도 상대 고졸 신인 양창섭 공략에 실패해 0대6으로 패해 2승2패를 기록했다. 비록 패했지만 이민우가 6이닝을 무너지지 않고 버텼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줄만했다.
1회와 2회에 각각 1점씩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이후 5회까지는 무실점으로 잘 막았고, 6회에 강민호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6회까지 3실점을 했다. 7회초 선두 김헌곤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9번 강한울과의 대결에서 볼카운트 2S에서 임기준으로 교체됐다. 이후 2사 2루서 김상수의 좌전안타로 김헌곤이 홈을 밟아 이민우의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4,5선발이 7이닝 이상을 던져준다면야 더할나위 없겠지만 5이닝 정도만 안정적으로 던져도 합격점을 받는다. 이민우는 지난해 두차례 선발 등판에서도 5이닝을 소화하며 무너지지 않았다. 침착하게 위기에서도 도망가지 않고 자신의 피칭을 하면서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번에도 그랬다.
KIA로선 임기영이 돌아올 때까지 이민우가 4선발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기영이 돌아온 뒤엔 이민우 등 여러명이 5선발로 나설 수 있다. 선발진이 좀 더 풍족해진다. 승리를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민우가 잘 버텼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