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베이스 더 가는 작전야구, 그물망을 펴놓은 것 같은 수비야구. 류중일 감독의 야구를 언제부터 볼 수 있을까.
LG 트윈스의 2018 시즌 개막 2연전은 악몽이 됐다. NC 다이노스에 2연패 했다. 시원하게 졌으면 미련이라도 없다. 분명히 잡을 수 있는 경기들이었는데, 미세한 부분에서 구멍이 나며 상대에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LG의 2연패가 뼈아팠던 건 "지난 시즌과 달라진 게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비아냥을 듣기 좋게 졌다는 것이다. 투수들은 어느정도 버텼으나, 공격에서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공격력 강화를 위해 야심차게 김현수,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영입했는데 2연전에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잘 치고, 못 치고를 떠나 과정이 너무 매끄럽지 못했다. 24일 개막전에서는 3, 4, 5회 3이닝 연속 더블아웃의 수모를 당했다. 개막전이라 NC도 긴장해 경기를 제대로 풀지 못했고, 2회 선취점을 낸 가운데 숱한 살리지 못해 상대 기를 오히려 살려준 격이 됐다. 잘맞은 타구가 병살이 됐다면 모를까, 3회에는 무사 1, 2루 희생번트를 실패했다. 4회는 직선타에 2루주자가 귀루하지 못하고 아웃됐다. 5회에는 무사 2루 찬스서 플라이 타구 태그업 플레이를 하다 주자가 3루에서 죽었다. 작전 수행 능력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25일 두 번째 경기에서는 답답한 방망이에 수비 실책까지 더해졌다. 유격수 오지환, 포수 유강남이 3개의 실책을 저질렀는데 특히 승부처이던 5회 나온 오지환의 2연속 실책이 치명타였다.
공교롭게도 류 감독이 그렇게도 외치던 작전, 수비 야구 부문에서 내상이 생겨 더욱 답답하다. 류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감독 시절부터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 그리고 수비 중심의 야구를 펼쳤다. 본인이 명유격수 출신이고, 작전-주루 코치가 전문 분야였기 때문이다. 삼성도 이런 끈끈한 야구로 통합 4연패 위업을 달성했었다.
류 감독은 LG 감독자리에 오르고,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 캠프에서 작전과 수비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해왔다. 그러면서도 훈련 과정 불안감을 노출했었다. 뛸 만한 선수가 부족하다, 선수들 수비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었다. 이번에 실책을 한 오지환에 대해서도 "어려운 건 잘 잡는데, 앞에 오는 쉬운 걸 놓친다"고 했었다. 개막전 강승호가 2루에서 태그업 해 3루에서 아웃을 당하는 장면도 상대 수비를 칭찬하기 이전, 그나마 뛸 만한 선수인 강승호가 깊은 플라이 타구임에도 아웃됐다는 자체에서 문제를 찾아야 했다. 능력이 안되는데 작전야구를 한다고 무조건 뛰는 게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원론적 문제인지, 아니면 아직은 류 감독의 야구가 녹아드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직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겨우내 준비한 것들이 앞으로 나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게 LG 스스로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일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