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가 지난 20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포수 정범모(31)가 한화에서 NC로, 투수 윤호솔(24)이 NC에서 한화로 이적했다. 핵심은 한화 백업포수 정범모였다.
아이러니다. 한화는 지난 4년 연속 지속적으로 트레이드로 포수를 영입했던 팀이다. 확실한 안방 마님이 없었고, 매년 허약한 포수 포지션이 전력 약화 원인중 하나라는 지적을 받았다. 올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포수를 트레이드로 받아오는 대신 내줬다는 점이다. 한화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과연 한화는 올해 '안방 평화'를 구현할 수 있을까.
한화는 지난 4년간 매시즌 주전 포수가 바뀌었다. 포수는 전경기 출전이 상당히 어려워 마스크를 나눠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14년에는 정범모가 85경기로 최다 출전 포수였다. 2015년에는 조인성이 106경기로 최다 출전, 2016년에는 차일목이 117경기로 최다 출전이었다. 지난해는 최재훈이 104경기로 최다 출전. 공교롭게도 매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포수가 곧바로 주전자리를 꿰찼다. 그만큼 한화의 포수 포지션은 취약했다. 투수 리드와 도루 저지, 공격력, 그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2014년 도중에는 조인성이 트레이드로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고, 2015년 4월에는 허도환이 왔다. 2015시즌이 끝난 뒤엔 차일목이 2차 드래프트로 합류했다. 2017년 봄에는 최재훈이 두산에서 합류했다.
한화가 과감하게 정범모를 내줄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최재훈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성준과 엄태용이 백업 포수로 힘을 보태고 있다.
최재훈은 지난해 한화에 오자마자 주전자리를 꿰차며 맹활약했다.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팬들을 열광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이후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여를 결장했고, 타격과 수비 모두 흔들렸다. 104경기에서 타율 2할5푼7리에 1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도루저지율은 2할8푼8리로 떨어졌다. 한화에 오기전 최재훈의 통산 도루저지율은 3할4푼1리였다. 주전으로 많은 경기를 뛰면서 체력부담이 만만찮다.
최재훈은 올시즌 장타력을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또 도루저지율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개막 1군 엔트리에는 2명의 포수가 들어간다. 한용덕 감독은 "주전 포수 최재훈 외에 백업 포수는 지성준을 쓸 계획이다. 지성준은 어깨가 강하다. 투수 리드도 상당히 안정됐다. 방망이도 많이 좋아졌다"며 "엄태용도 몰라보게 성장중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포수쪽 걱정을 상당 부분 덜어낸 상태"라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