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오달수와 김태훈이 성추행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여전히 피해자와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아 논란이 가중됐다.
오달수는 2월 28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일련의 사건은 모두 내 잘못이다. 많은 분들께 심려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나 때문에 상처입은 분들에게도 죄송하다. 전부 내 탓이고 내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처받은 분들에 대한 기억이 솔직히 선명하지 않다. '어떻게 바로 모를 수 있느냐'는 질타가 무섭고 두려웠다.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그 시절 주변 지인들에게도 물어봤으나 인터뷰 내용과 내 기억이 조금 달랐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확인하고 싶었다. 가슴이 터질 듯 답답했다. 이런 심정을 전하지 못하고 '결코 그런 적 없다'는 입장을 밝힌 점 잘못했다"며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A씨라면 굉장히 소심하고 자의식이 강하고 착한 사람이었다. 글 쓰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 희곡이나 소설을 써보라고 하기도 했다. 25년 전 잠시나마 연애 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상처 드린 점 사과한다. 엄지영 배우가 용기 내 TV에 나오게 한 것도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내 말과 행동에 대한 어떠한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배우 겸 교수 김태훈 또한 비슷한 입장이었다. 그는 같은 날 "깊은 책임을 느끼고 반성하고 있으며 나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는 여성분에 대한 깊은 사죄의 마음을 갖고 있다. 2001년까지 여성분과 사귀는 관계였고 그해 가을 있던 다른 일로 헤어졌다. 나와의 만남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걸 헤아리지 못했고 죄송하다. 당시 배우자와 사별한지 오래되어 서로간의 호감의 정도를 잘못 이해하고 행동했다"고 사과했다.
오달수와 김태훈 모두 '연애감정'으로 한 행동일 뿐, 그것이 '성추행' 혹은 '성폭행'으로 상대에게 받아들여질지 몰랐으나 일단은 죄송하다는 입장이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와 같은 해명은 성 관련 사건에서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패턴이라는 것. 이에 대중은 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차라리 깔끔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편이 나았을 거라는 의견이다. A씨와 엄지영 또한 오달수의 사과문 발표 이후 JTBC '뉴스룸'을 통해 "변명으로 보이지만 그나마 사과는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애매한 사과문에 대중의 마음은 오히려 더 돌아선 모양새다. 좁혀지지 않는 오달수 김태훈과 피해자 간의 입장차가 해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달수는 19일 인터넷 댓글을 통해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오달수는 6일 간의 침묵 끝에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지만, 이에 분개한 A씨와 엄지영이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며 논란은 가중됐다. 오달수는 A씨의 고백이 있었을 때까지만 해도 의혹 자체를 강력 부인했지만, 엄지영이 실명을 공개하고 나서자 마침내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태훈은 지난달 28일 미투 운동글의 폭로 대상이 됐다. 그가 교수로 재직했던 세종대 출신 학생은 "김 교수에게 모텔에서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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