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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10명 중 4명 '태움'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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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10명 중 7명은 노동 관계법 위반을 경험하는 등 근로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간호사 10명 중 4명은 최근 1년 동안 선배나 동료에게 심한 괴롭힘을 당하는 등 '태움' 문화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태움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로 선배 간호사가 교육을 빙자해 신입을 괴롭히는 것을 의미하는 은어다.

대한간호협회와 보건복지부가 합동으로 7275명을 대상으로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설문에 응답한 대부분의 간호사는 근로기준법, 남녀고용차별, 일·가정 양립 등 노동관계법과 관련해 인권침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근로기준법 상 근로조건 관련 내용 위반에 따라 인권침해를 경험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69.5%로 10명 중 7명이 인권침해를 받고 있다고 답변했다.

인권침해 내용으로는 원하지 않는 근무를 강요하거나 연장근로를 강제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어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와 연차유급휴가 사용을 제한한 경우 순이었다.

생리휴가, 육아시간, 육아휴직, 임산부에 대한 보호 등 모성보호와 관련해서도 인권침해를 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는 응답이 27.1%로 많았다.

'예'라고 응답한 답변 중에는 생리휴가를 쓰지 못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유급수유기간을 주지 않는 경우, 육아휴직 신청과 복귀 시 불이익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모두 근로기준법이나 고용평등법 등을 위반하는 사례다.

특히 지난 12개월 동안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냐고 물었을 때 '예'라고 응답한 사람은 40.9%, '아니오'라고 응답한 사람은 59.1%였다.

가장 최근에 괴롭힘을 가한 가해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직속상관인 간호사 및 프리셉터가 30.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료간호사가 27.1%, 간호부서장이 13.3%, 의사가 8.3%로 직장 내 괴롭힘의 대부분이 병원관계자로부터 발생하고 있었다.

괴롭힘의 범주는 업무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비업무적인 측면에 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괴롭힘의 구체적 사례로는 '고함을 치거나 폭언하는 경우'가 1866건으로 가장 많았고, '본인에 대한 험담이나 안 좋은 소문'이 1399건, '일과 관련해 굴욕 또는 비웃음거리가 되는 경우'가 1324건 등의 순이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