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주말특별기획 '돈꽃'은 열린 결말로 막을 내렸다.
나모현(박세영)과 강필주(장혁)는 복수에 성공했지만 끝내 맺어지지 않았고, 각자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섰다. 그런 결말에 시청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힘든 인생을 살아왔던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모현을 연기한 박세영은 이 결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1회 때부터 (러브라인을) 원하시더니 마지막에도 많이 아쉬워하셨다. 사실 모현이랑 필주의 성향과 성격과 살아온 인생이 나의 욕심 만으로 뜻대로 살아온 사람들이 아니다. 그래서 마지막에도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우리가 다 같이 자기 인생을 잘 살기 위해 보내줄 수밖에 없는 거다. 편안하게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라고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마지막에 의사표현은 정확하게 하지 않았나. 마음에 담고 산다고 고백도 했다. 열린 결말이라고는 하지만 앞으로 계속 만날 것 같다. 둘이 뜨거운 사랑을 계속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앞으로도 마음에 담아두고 살지 않을까."
박세영은 2011년 SBS 드라마 '내일이 오면'으로 데뷔, '신의'의 노국대장 공주 역을 맡으며 얼굴을 알렸다. 이후 '학교 2013' '지성이면 감천' '기분 좋은 날'을 거쳐 2015년 MBC '내 딸, 금사월'의 악녀 오혜상 캐릭터로 확실한 존재감을 입증했다. 그리고 '뷰티풀 마인드'와 '귓속말' 등 작품마다 업그레이드된 연기를 보여줬다.
"노국공주 할 때는 데뷔 6개월 때였다. 진짜 많이 부담스러웠다. 그때도 최소 10년 이상 선배님들이었기 때문에 유오성 선생님이랑 김희선 선배님 사이에서 잘 해야겠다고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같이 했던 파트너 분들이 배려해주셨다. 노국공주는 생각하면 아련하다. 작품 자체도 그렇고 예쁜 그림으로 남겨진 느낌이다. 나중에 또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풋풋하고 아련한 느낌이다. '내 딸 금사월'은 굉장히 훈련한 느낌이었다. 훈련을 잘 끝마친 느낌이었다. 소리도 많이 질러보고 화도 많이 내봤다. 애들한테 화낼 때 특히 마음이 아팠다. 애들이 처음에 막 피해다니고 그래서 무서운 사람 아니라고 달래주기도 했다. 색다른 경험이기도 했고 훈련 과정을 잘 마친 느낌이었다.
차곡차곡 자신을 다져온 박세영이 포텐을 터트린 게 바로 '돈꽃'이다. 남편의 외도와 사기결혼, 치 떨리는 시집살이, 유산, 아버지의 사망 등 수없이 많은 비극을 겪으면서도 항상 곧은 마음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외유내강형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돈꽃'을 하면서는 다시 노국공주로 돌아가는, 처음 데뷔 때를 많이 생각하게 됐다. 연기를 제대로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정말 열심히 했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세월을 연기 생활 해오신 선생님들을 뵈면서 '이제야 제대로 시작하겠구나, 난 아직도 시작한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지금 나한테는 나모현이 인생캐릭터이지 않을까 싶다.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고 좋아서 작품에 더 끌렸었다. 자연과도 닮은 강한 인물이 건강하게 힘든 과정을 극복해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나한테는 크게 다가왔다. 나모현처럼 살아야겠다고 교훈을 주는 역할이었다. 나모현 캐릭터를 잊지 못할 것 같다."
20대처럼 보이지만 박세영도 1988년생으로 31세가 됐다. 20대에서 30대가 되면서 달라진 점이 있을까.
"나도 느끼고 주변 사람들도 느끼고 시청자분들도 느꼈나보다. 나는 늘 똑같이 작품을 대했고 똑같이 했다. 그러데 그 마음가짐들이 조금씩 달라진다. 시청자분들이 애기하는 느낌이 달라졌다고 한다. 사실 30대를 굉장히 기다렸다. 집에서도 막내기도 하고 굉장히 수줍음도 많고 도전하는데 겁도 많고 그렇다. 330대가 되면 멋진 언니들의 인생 같고, 어떤 결정을 하든 내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집에서 실제로도 언니가 두 명 있는데 나이차도 좀 나고 키도 내가 제일 작아서 항상 꼬맹이 느낌이었다. 그래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나보다. '더 당당하게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도전하고 할 수 있어'라는 그 마음가짐이 달라지니까 열정이 달라진 것 같다. 태도도 달라지고 작은 변화가 뭔가 몸짓이나 시선이 달라진 것 같다. 그래서 너무 좋다. 딱 한가지 아쉬운 건 그래도 20대는 부럽다는 거다."
'돈꽃'을 통해 박세영은 '연기 맛'을 본 느낌이었다.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눈이 빛나는, 이제 막 자신의 틀을 깨고 나온 '배우'가 되어 있었다.
"선생님들 앞에서는 내가 꼬맹이라는 게 느껴지니까 맛을 보고 즐거움을 느꼈다기 보다는 '연기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고만 있어도 역사를 보는 것 같아 학생으로 돌아가 열심히 배우는 시간이었다. 20대 초중반에는 어떻게 해도 역할이 귀엽고 통통 튀고 발랄한 느낌의 캐릭터가 많았다. 빨리 30대가 돼서 다른 역할들을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이제 그럴 때가 되니까 이걸 즐기는 것도 너무 좋더라. 어떤 작품이든 나는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때는 겁도 많고 잘해야한다는 생각만 많이 들었다. 지금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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