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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리그, 스포츠로 발돋움하는 '첫걸음 내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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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든 첫 단추를 잘 채우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오버워치 리그의 시작은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다. 리그가 미국에서 진행되다 보니 국내에서 시청하기 불편한 부분이 있어, 주목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개막 첫주 입장권 매진은 물론 28만 명의 평균 분당시청자 수를 기록했고, 나흘간 1천만 명 이상의 시청자가 트위치와 MLG, Panda TV 등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경기를 시청했다. 국내에서는 경기가 진행되는 날이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버워치 리그 관련 키워드를 올리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이 같은 성과는 그동안 오버워치 리그가 공들여 온 관전시스템 개선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으로 보인다. 관전시스템은 e스포츠가 정통 스포츠로 거듭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점으로 지적받아 온 부분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홈앤어웨이로 구성된 유니폼이다. 유니폼은 정통 스포츠에서도 팀을 구분하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 중 하나다. 오버워치는 리그오브레전드와 달리 한 경기에 같은 영웅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템포가 빠른 게임 특성상 피아식별이 어렵다. 그렇기에 유니폼 시스템의 도입은 획기적이다.

물론 어느 종목에서나 볼 수 있는 유니폼이 뭐가 그렇게 특별한 것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오버워치 리그의 유니폼은 단순히 팀을 구분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팀 컬러를 반영한 유니폼은 영웅의 외형뿐만 아니라 스킬 이펙트, 중계 화면에도 적용되어 직관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유니폼이 직관성을 끌어올렸다면 관전 모드는 '보는 재미'를 업그레이드했다. 그동안 오버워치 관전의 문제점으로 지적받아왔던 킬 장면을 놓치는 것과 딜러에 치중된 중계 화면 등이 확실히 개선된 모습이었다. 특히 '탑뷰 시스템'은 주목할 만하다. 대규모 한타가 발생할 경우 1인칭 모드로 관전을 제공하다 보면 한정된 시야로 인해 팀별 영웅의 위치나 진형을 보여주는데 한계가 드러났다.

탑뷰 시스템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형식으로 송출되는 화면은 전투 장면을 담아내기는 어렵지만, 선수들의 포지션이나 팀 전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 새로운 관전의 재미를 더했다.

또한 '3인칭 스마트 카메라' 시스템을 도입했다. 리플레이나 하이라이트를 단순히 다각도에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분석이 가능한 구도를 제공해 한층 더 정통 스포츠에 가까운 모습을 나타냈다.

성공적으로 출발한 오버워치 리그의 남은 과제는 관심과 인기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은 홈경기장 건설이다. 오버워치 리그가 궁극적으로 홈앤어웨이 경기 방식의 지역 연고제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오버워치 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구단 중 홈경기장을 마련한 팀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버워치 리그 커미셔너 네이트 낸저는 "첫 시즌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지만 3년 안에 진정한 홈앤어웨이를 진행하고 싶다. 팀들에게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듯이 경기장 마련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다만 초기에 확보한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빠른 시기에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보인다. 단순히 구단에 위임하는 것이 아닌 블리자드와 구단 간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다소 있지만 오버워치 리그는 충분히 성공적인 시작을 보였으며 그간 블리자드의 행보로 미루어볼 때 빠른 개선이 예상된다. 정통 스포츠로 발돋움하기 위한 가능성을 보인 만큼, 오버워치 리그는 새로운 도전과 시도로 e스포츠 시장에 변화를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다.

게임인사이트 김동준 기자 kimdj@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