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했던 장면이었다. 심각한 부상이 우려되기도 했다. 경기 중 상대 선수와 충돌하면서 코트에 쓰러진 전주 KCC 이지스의 토종 최장신 센터 하승진은 지금 정확히 어떤 상태일까.
일단 부상 정도는 예상보다는 심각하지 않다. 조진호 KCC 사무국장은 "타박상은 있지만, 천만다행으로 부상이 그리 심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에는 하승진이 코트에 누운 채 다리를 떨고, 팔이 저린 증세를 호소해서 혹시나 신경쪽에 부상이 발생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러나 라커룸으로 이동 후 조금씩 상태가 나아졌고, 팀내 트레이닝 코치들 역시 일단 하루 정도 상태를 지켜보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KCC는 현재 kt 소닉붐전을 치르기 위해 부산으로 이동했다. 하승진도 동행 중이다. 원정에서 하루를 보낸 뒤 18일 오전에 다시 상태를 체크했다. 하승진의 몸상태는 전날보다도 더 호전돼 있었다. 조 국장은 "다행히 팔다리 쪽에도 후유증이 없고, 타박상 정도로 그칠 것 같다. 정말 걱정이 컸는데, 다행이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승진은 지난 17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와의 경기 도중 목 부위를 다쳤다. 3쿼터 종료 30여초 전 루즈볼을 잡으려다가 LG 박인태와 충돌이 있었다. 두 선수 모두 공에 집중하느라 상대 동선을 알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박인태나 하승진은 딱히 잘못한 게 없다. 그러나 하필 하승진의 턱쪽이 박인태의 어깨와 부딪히면서 목이 갑작스럽게 돌아가고 말았다.
뒷목을 부여 잡으며 코트에 쓰러진 하승진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뿐만 아니다. 다리를 떠는 경련 증세를 보였다. 또 마치 팔의 감각이 사라지기라도 한 듯 다른 손으로 부여잡기도 했다. 머리에 직접 충격을 받은 건 아니지만, 충돌 과정에서 분명 신경쪽에 데미지가 있던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일단은 안심이다. 타박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낫게 된다. 하승진이 큰 고비를 넘긴 셈이다. KCC도 마찬가지다. 한창 1위 싸움 중에 하승진이 이탈하면 전력 누수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이미 KCC는 이번 시즌에도 안드레 에밋과 전태풍 등이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기도 했다. 이런 시기에 주전의 부상은 치명적일 수 있다. KCC로서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넌다는 자세로 부상자 방지에 힘을 쏟아야 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