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만 보던 선배님들과 같은 옷을 입고 운동하니 신기해요."
프로야구 신인선수들에게 2018년 1월2일은 꽤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진짜 프로 선수로 거듭날 수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규정을 바꿨다. 해가 바뀌어야 신인 지명 선수들이 선수단에 합류해 정식으로 함께 운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래서 신인 선수들은 그동안 개인 훈련에만 치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18년이 됐고, 1월1일 새해 첫 날은 건너뛴 후 2일부터 각 팀 훈련장에 풋풋한 신인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kt 위즈의 '거물 신인' 강백호도 마찬가지였다. 강백호는 2일 오전 10시30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를 찾았다.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위해 구장을 찾은 적은 있어도, 훈련을 위해 선수단 라커와 웨이트트레이닝장에 들른 건 처음이었다.
강백호는 오전 시간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꾸준히 해오던 루틴대로 운동을 했다. 달라진 건, 운동복과 파트너들. 강백호는 "그동안은 사복을 입고 외부에서 훈련했는데, 구단에서 지급해준 운동복을 입고 훈련한 게 가장 크게 다가온 차이점"이라고 말하며 "아직 정식 유니폼은 못받았지만, 선배님들과 같은 옷을 입고 운동을 하는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고 했다. 강백호는 이어 "TV에서만 보던 선배님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났다. 특히, 훈련 나오신 유한준, 윤석민 선배님께 인사를 드리니 내가 프로 팀에 입단했다는 게 조금 실감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강백호 가족은 12월 구장 인근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일찌감치 '수원맨'으로 적응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 출근도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한다. 그 덕에 가까이에 살고 있는 고영표, 엄상백 등 젊은 선배들과의 친분이 벌써부터 두터워졌다. 강백호는 "홍성용 선배님, 그리고 영표형, 상백이형과 함께 훈련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선배들은 처음 훈련에 나온 후배 강백호를 위해 점심시간 특식으로 중화요리를 시켜줬고, 함께 즐거운 식사까지 했다.
오후 사이클 훈련과 티배팅을 마친 강백호는 첫 훈련을 3시30분 경 마무리했다. 강백호는 "야구 선수에게 꼭 필요한 것들이 갖춰진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다르게 느껴졌다. 형들과 함께 훈련한 것도 정말 좋았다"고 첫 훈련 소감을 밝혔다.
강백호는 이어 "연말부터 꾸준히 훈련을 해 몸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체중을 10kg 가까이 늘렸는데, 허벅지 사이즈가 30인치가 넘어가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살이 아닌 근육으로 체중을 늘리고 있다는 뜻. 강백호는 마지막으로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까지 최선의 몸상태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