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의 첫 해가 맑게 떠올랐다.
드디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해다. 올림픽 개막은 2월 9일, 이제 1개월여 남았다. 올림픽에 나설 선수,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도 고조되고 있다.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가면 좋겠지만, 여전히 큰 걱정거리가 있다. 바로 흥행이다. 대회 개막을 앞둔 시점임에도 흥행을 방해할 수 있는 외부적 악재의 먹구름이 여전히 드리워져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아이스하키다. 2010년 벤쿠버올림픽 전체 티켓 수입의 41%을 차지했던 최고 인기 종목. 아이스하키 흥행을 책임지는 곳이 바로 '세계 최고의 리그'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다. 하지만 NHL은 일찌감치 평창올림픽 불참을 선언하면서 1차로 찬물을 끼얹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NHL과 국제 아이스하키계를 양분하는 세계 2위 리그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도 평창올림픽 참가 결정을 유보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면 경기의 질적 하락은 물론 대회 권위에도 심각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과연 새해를 맞아 얽힌 실타래는 풀릴 것인가. 아직 KHL의 참가를 장담할 수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러시아 선수 약물 검사로 인한 러시아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 문제와 유니폼 스폰서십 문제 등이 결부돼있다. 합의점을 쉽게 도출해낼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현장의 객관적 목소리다.
아이스하키와 더불어 '동계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피겨스케이팅에도 악재가 있다. 2014년 소치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일본)가 부상에 발목 잡힌 상태다. 그는 지난해 11월 훈련 중 오른 발목 외측 인대를 다친 뒤 이후 치러진 그랑프리 4차 대회에 불참했고, 이어진 전일본선수권에도 나서지 못했다.
전일본선수권은 평창올림픽에 나설 일본 대표 최종 선발전을 겸하는 대회다. 하뉴는 이 대회에 불참했지만 평창행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세계선수권 3위 안에 든 선수는 구제될 수 있는데, 하뉴는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 우승자다. 이미 평창올림픽 출전 티켓을 손에 쥔 하뉴지만, 완벽한 연기를 펼칠 수 있을지엔 물음표가 붙는다. 하뉴는 부상으로 정상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평창올림픽은 사실상 하뉴가 부상 후 치르는 첫 실전이다. 때문에 하뉴가 평창에서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을 연기를 펼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여자 싱글 최강자'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것도 또 하나의 악재다. 메드베데바는 역대 여자 싱글 최고점 보유자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14개의 국제 대회에서 13차례 우승을 차지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하지만 그 역시 러시아의 도핑 스캔들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러시아 국적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나설 수 있기는 하나, 메드베데바는 개별 출전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IOC 집행위원회에 참석해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 러시아 깃발 없이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사실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내가 출전하지 않으면 나의 라이벌이 우승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8년을 맞이해 과연 메드베데바의 생각에 변화가 생기게 될까?
평창을 둘러싼 먹구름, 빗방울이 떨어지기 전에 걷어내야 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