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그냥 수고했다는 말을 듣고 싶어 했던 故 종현. 그는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음악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음악을 놓지 않았다.
지난 18일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렸다.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이자 작곡·작사 실력을 겸비한 솔로 아티스티이기도 한 종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 경찰에 따르면 종현은 18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오피스텔에는 갈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타고 있는 프라이팬이 발견했고, 경찰은 종현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소식이 전해진 직후 팬들은 물론 연예계 관계자들은 모두 슬픔과 충격에 빠졌다. 더욱이 팬들은 지난 주인 9일과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렸던 종현의 솔로콘서트 ' 'JONGHYUN SOLO CONCERT INSPIRED'(종현 솔로 콘서트 인스파이어드)를 통해 종현을 직접 만나고 난 직후라 더욱 충격이 컸다. 이날 종현은 감미로운 음악과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 등 흠잡을 데 없는 무대를 선보였다. 그리고 그날 무대에서 종현은 팬들에게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콘서트 이후에도 종현은 내년 1월에 선보일 솔로 컴백 준비에 한창이었다. 신곡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마쳤으며 콘서트 후 계속해서 스태프들과 함께 솔로 앨범과 음악, 무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단 한 번도 내년 초 내놓을 앨범 준비에 소홀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기에 그와 함께 했던 동료 스태프들은 더욱 허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9일 종현과 깊은 대화를 나눴던 동료 가수 디어클라우드 나인은 자신의 SNS을 통해 종현이 생전에 맡겨 두었던 유서를 공개했다. 나인은 "얼마 전부터 종현이는 제게 어둡고 깊은 내면의 이야기들을 하곤 했다. 매일같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불안한 생각이 들어 가족들에게도 알리고 그의 마음을 잡도록 애썼는데 결국엔 시간만 지연시킬 뿐 그 마지막을 막지 못했다. 종현이 본인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이 글을 꼭 직접 올려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이런 날이 오지 않길 바랐는데"라며 유족과 상의 끝에 그의 유서를 공개한다고 설명했다."난 속에서부터 고장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고 시작하는 종현의 유서에는 그동안의 고통과 우울이 그대로 묻어났다. 종현은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봐.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웃긴 일이다"라며 대중에게 알려지는 삶을 사는 것에 대해 힘겨워 했음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이라며 슬픈 인사를 마무리 했다.
말 못하는 고통을 안고 살면서 단 한 순간도 음악과 무대를 놓으려고 하지 않았던 故종현. 마지막 순간까지도 팬들에게 선보이고자 했던 솔로 앨범 준비에 소홀함 없이 최선을 다해 매달렸던 종현. 그런 그에게 "수고했다. 정말 고생했다. 정말 잘 해왔다"는 말을 전한다.
만약 이 소식을 접한 후 정신적인 고통을 느끼는 등 도움이 필요하다면 129나 1577-0199 등 긴급구조라인에 연락하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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