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원주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프로미-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전은 '전준범 데이'였다. 현대모비스 전준범은 2014년 12월 17일 3점차 리드 상황에서 경기종료 직전 쓸데없는 골밑 파울로 보너스 자유투까지 줬다. 생각없는 플레이에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이 발끈했고, 해맑게 웃던 신인 전준범의 모습은 화제가 됐다. 이후 12월 17일만 되면 '전준범 데이'가 펼쳐진다. 이날도 현대모비스 팬들은 전준범 데이를 맞아 100여명이 원정 응원을 왔다.
결과적으로 이날 주인공은 전준범이 아닌 현대모비스 최고참 양동근이었다. 양동근은 6개의 3점슛을 포함해 올시즌 개인최다인 30득점을 쏟아부었다. 현대모비스는 89대82로 승리하며 시즌 첫 4연승을 내달았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양동근이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활약을 해줬다. 4연승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운이 아니라 주전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제역할을 해주는 가운데 나왔다"며 웃었다. 양동근은 "30점보다 연승이 기분좋다. 모든 선수들이 자신있게 플레이를 했다. 오늘은 슛이 잘들어갔다. 난 무득점도 있다. 기복을 줄여야한다"고 말했다. 또 "이종현이 참 힘들 것이다. 외국인선수를 홀로 막아야 한다. 아직 경험을 쌓는 친구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또 이대성이 합류하면 우린 더 좋아진다. 연승 중이지만 분위기가 한순간에 꺾일 수 있다. 매경기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감독님이 체력안배도 잘 해주신다. 체력 회복이 다소 힘들지만 경기 뛸때는 전혀 모르겠다"며 즐거운 표정이었다.
양동근은 이날 고비마다 대단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DB가 쫓아올만하면 여지없이 양동근의 3점포가 기다렸다는 듯이 폭발했다. 4쿼터 막판 DB의 파울작전에서도 양동근은 떨지 않았다. 함지훈의 자유투가 연이어 빗나가며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자 양동근이 적극적으로 볼을 소유했다. 양동근은 막판 자유투 4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팀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날 경기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었다. 원정만 가면 더 날카로워지는 현대모비스는 전날까지 원정 4연승이었다. 이날 승리로 원정 5연승, 원정에서만 올시즌 9승5패를 기록하게 됐다. '안방 방패' DB는 홈 4연승이 끝니며 올시즌 홈게임에서 8승3패가 됐다.
이날 양동근은 30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양동근의 단짝 함지훈은 16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전준범은 3점슛 2개를 포함해 7득점을 했다. 외국인 선수 레이션 테리는 20득점 8리바운드로 제 몫을 했다. 복통으로 고생했던 마커스 블레이클리는 17분만 뛰었고, 4득점에 그쳤다.
3쿼터 들어 현대모비스는 양동근이 3점슛 3개를 포함해 13득점을 몰아치며 기세를 올렸다. 이에 맞서 DB는 로드 벤슨이 10득점, 디온테 버튼이 8득점하며 맞불을 놨다. 현대모비스는 존디펜스로 DB를 압박했지만 버튼과 벤슨을 막기는 다소 무리였다. 3쿼터 종료직전 64-62, 2점차로 따라붙은 DB는 4쿼터 시작하자마 64-64 동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4쿼터 현대모비스에는 양동근이 있었고, 코트안의 그 누구도 양동근을 막지 못했다. 원주=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