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호가 닻을 올렸다.
지난 4일 전남의 새 지휘봉을 잡고 5년 만의 프로 무대에 복귀한 유상철 감독(46)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선수들 파악에 나섰다. 11일 선수단 상견례를 마친 뒤 곧바로 훈련에 돌입한 유 감독은 12일까지 훈련을 진행한 뒤 우선지명된 신인 선수 5명과 자유계약으로 전남 유니폼을 입은 두 명을 남기고 기존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13일에는 호남대와 연습경기를 통해 남은 선수들과 테스트생(14명)의 기량을 점검했다.
선수들과 만남의 시간은 짧았다. 겨우 2~3일 뿐이었다. 그러나 유 감독은 내년 1월 3일 소집 전까지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준비할 미션을 부여했다.
첫째, 강한 프로 의식이다. 전남은 지난 시즌 프로답지 못한 경기를 많이 펼쳤다. 특히 결정력이 부족한 공격도 그렇지만 수비진이 문제였다. K리그 클래식 12팀 중 최다 실점(38경기 69실점)을 했다. 먼저 득점을 하고도 '언제 실점을 할까'하는 불안에 시달렸다. 지난 9월 20일 클래식 30라운드 홈 경기에선 두 명이 퇴장당해 9명으로 싸운 인천과 2대2로 비기는 등 투지가 부족한 플레이로 홈 팬으로부터 맹비난을 받기도 했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 프로의식이 많이 떨어진 모습들이 보이더라. 그래서 처음 대면한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많은 말보다는 정신적인 면을 강조했다. '더 강한 프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둘째, 패배주의 걷어내기였다. 전남은 시즌 막판 지독한 무승에 허덕였다. 14경기에서 6무8패를 기록,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그나마 시즌 초·중반 벌어놓은 다득점으로 클래식 잔류에 성공하긴 했지만 피 말리는 강등 전쟁을 겪어야 했다. 유 감독은 "그래서 2018시즌 개막전이 중요해졌다. 14경기 연속 무승의 사슬을 끊어내야 선수들의 불안감도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 감독이 이뤄낼 반전은 내년 1월 3일부터 시작된다. 광양에서 일주일간 소집훈련을 하는 유 감독은 1월 10일 태국으로 해외전지훈련을 떠난다. 3주간 체력을 끌어올린 뒤에는 국내로 돌아와 창원 또는 목포에서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