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간편결제'가 올해 정보기술(IT)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업체마다 차세대 신사업 분야로 선정하며 저마다 연구개발에 나섰고, 상용화 성과가 쏟아지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신사업의 특성상 사업 확장 범위가 넓어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은 내년에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IT업계의 AI 관련 서비스와 제품 출시가 본격화 된 해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과 함께 올해 3월 AI 플랫폼(기반 서비스)인 '클로바'를 공개하며 AI 주력 방침을 공식화했다. 카카오도 7월 '카카오아이'(i)를 선보였다.
AI 플랫폼은 음성인식·음성합성·시각인식 등 핵심 AI 기능을 외부 서비스에 공급한다. 첨단 스피커·스마트홈·번역·미래형 차량 등 각종 AI 제품의 '표준 엔진'이다.
AI 서비스의 상용화는 일단 스피커를 통해 이뤄졌다. 네이버가 8월 클로바를 탑재한 AI 스피커 '웨이브'를 시판하자, 카카오는 9월 카카오아이와 카카오톡이 연동된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선보였다.
SK텔레콤과 KT은 AI 스피커인 누구와 기가지니를 출시했고 LG유플러스는 이달 중 AI스피커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AI스피커를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비서 서비스인 빅스비를 갤럭시노트8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하며 브랜드 경쟁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인 구글은 올해 9월 자사의 모바일 AI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판을 출시했다.
AI 서비스만큼 경쟁이 활발한 곳은 간편결제 시장이다. 간편결제는 고객의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를 전자 계정에 연계해 '원클릭' 구매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인터넷 사업자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비스를 선보이며 주도권 잡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가입자와 결제액 기준으로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2강(삼성페이·네이버페이)와 2중(카카오페이·페이코) 구도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업종간 협업이 시작, 내년부터는 시장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와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는 지난달 자사 가맹점을 공유하는 협업안을 발표했다. 시중 '1강'과 '1중'이 손을 잡은 것이다. 오프라인 영향력 1위인 삼성페이와 온라인 가맹점이 풍부한 페이코가 서로의 장점을 주고받으면서 큰 시너지(상호성장)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의 네이버페이는 제휴사인 미래에셋대우와 간편결제를 금융 서비스에 접목하는 사업안을 추진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AI 서비스는 IT업계가 저마다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분야인 만큼 내년부터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사용처 확대와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동종업계간 협력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어 중소 IT기업까지도 페이 서비스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AI와 간편결제가 IT업계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